[콕TV] '야경꾼일지' 정일우, 이렇게 연기 잘하는 배우였나

김지현 2014. 8. 2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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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지현 기자] 오토바이를 몰던 철없는 고등학생은 잊어도 좋다. 배우 정일우의 연기 성장이 무섭다. 천천히 계단을 밟아 온 노력들이 이제서야 제대로 터졌다. 한 캐릭터 안에 다양한 숨결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영민한 배우가 됐다. 하이틴 스타의 한계를 넘은 그의 성장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극본 유동윤, 연출 이주환)7회에서는 기산군(김흥수)에게 쫓기던 왕자 이린(정일우)이 처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린은 궁 속 어느 외진 곳에서 의문의 서책 '야경꾼일지'를 발견했다. 과거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늘 현실을 외면하며 도망치는데 급급했던 이린의 변화와 성장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이린의 내면에는 곧 획기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서책 '야경꾼일지'를 계기로 이린은 새로운 인생에 뛰어 들 전망이다. 당연히 캐릭터가 갖는 변화의 폭도 클 예정이다. 한심한 한량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퇴마사로 성장해야 한다. 배우의 연기 내공이 필요한 부분이라 정일우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날 정일우가 보여 준 연기는 색달랐다. 이야기의 서막이 열렸기 때문일까. 그의 연기 또한 달라졌다. 기존의 이린은 능청스럽고 익살스런 캐릭터였다. 정일우는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이린을 사랑스럽게 포장하는데 주력해 왔다. 이는 정일우가 전작 '황금무지개'에서도 충분히 보여줬던 연기다. 능청스런 여유로움은 정일우가 그 누구 보다 잘할 수 있는 연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회는 신선했다. 기존의 연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모습으로 캐릭터의 폭을 확장시키는 똑똑함을 보여줬던 것. 그 동안 이린은 귀신을 본다는 콤플렉스를 철저히 감춰왔다. 그러나 죽음과 충격으로 점철된 어린 시절의 기억은 쉽게 떨칠 수 없는 법. 이날은 이린의 트라우마가 폭발한 날이었다. 가벼운 이린이 아닌, 어둡고 무거운 이린을 보여 줄 필요가 있었다.

이린은 위기의 순간, 아버지가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눴던 고통스런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정일우는 아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린의 외로움을 초조함과 불안으로 그려냈다. 이린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섬세하면서도 묵직한 연기로 표현, 캐릭터의 진정성을 전달해줬다. 그런 이린에게선 능청과 익살로 무장한 한량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외로움만 남아 있었다.

그렇다고 정일우가 자신의 강점을 버린 것은 아니다. 능청스런 모습은 여전했다. 이린은 '야경꾼일지'를 읽은 것을 계기로 더욱 변모할 예정이다. 캐릭터의 변화에 맞게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정일우. 늘 다음 회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사진=MBC '야경꾼일지'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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