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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나쁜 여자는 없어요. 누군가 그녀를 나쁜 여자로 만드는 것뿐이죠." MBC '위대한 탄생' 출신의 리세(권리세), Mnet '보이스 코리아' 출신 소정(이소정), 미국에서 연기를 전공한 에슐리(최빛나) 그리고 오랫동안 연습생 생활을 통해 실력을 쌓아온 은비(고은비), 주니(김주미)로 구성된 레이디스 코드(Ladies' Code)는 '세상의 모든 여자가 닮고 싶어 하는 코드(Code)를 하나씩 가진 개성 있는 팀'이라는 뜻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정했다.

소정은 펑키하고 개성 강한 여성, 에슐리는 당당하고 책임감 강한 여성, 은비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여성, 리세는 순수하고 깨끗한 여성, 막내 주니는 귀여움과 시크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여성상을 표현하고 있다.

레이디스 코드의 데뷔곡 '나쁜 여자'는 2PM의 '내가 밉다' '기다리다 지친다' 등을 작곡한 슈퍼창따이의 곡이다. 경쾌한 스윙리듬과 멤버들의 시원시원한 보컬은 기존의 일렉트로닉 댄스곡과 분명한 차별성을 보여준다. 특히 멤버들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가창력은 레이디스 코드가 단순한 인스턴트 걸 그룹이 아님을 증명한다.

'나쁜 여자'는 여자들의 마음을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대변하는 노래다. 하지만 레이디스 코드의 '나쁜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나쁜 여자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여자가 어디 있겠어요. 누군가 그녀를 나쁜 여자로 만드는 거겠죠. '나쁜 여자'라는 노래도 그런 여자의 이야기에요."(소정) 소정의 말처럼 실제 나쁜 여자가 없다면 나쁜 여자라고 불리는 여자들은 왜 생기는 걸까? "남자를 재미로 만나고 지루해지면 내팽개치는 그런 여자가 있다면 그녀는 나쁜 여자가 아니라 못된 여자죠.(웃음) 그런 여자는 그냥 상대를 말아야죠. 남자들이 나쁜 여자라고 부르는 여자는 사실 자신의 행복을 더 위하는 여자인 것 같아요. 저도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가수를 하겠다고 오면서 남자친구와 헤어졌어요. 그때 조금 차갑게 돌아섰거든요. 제 꿈을 위해서였어요."(에슐리)

자신을 100% 드러내 보여 주지 않는 여자도 보통 나쁜 여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어쩌면 상처를 두려워해서 그런 것일지도 몰라요. 상대는 나를 너무 사랑하는데 제가 100% 주지 못하면 전 나쁜 여자가 되죠. 제가 나쁜 여자가 된 건 아직 제대로 푹 빠져서 사랑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아요."(은비) "전 아예 고백하지 못하게 차단했던 것 같아요. 두려웠던 거죠. 상처 받을까봐."(리세) 실제로 대부분의 나쁜 여자는 어떤 사람의 특정한 성격을 정의하는 말이 아닌 경우가 많다. 이 보다는 개별적인 상황에서 그녀의 말이나 행동에 의해 나쁜 여자로 규정되는 경우가 많다. 원래 나쁜 여자라기 보다는 결국 누군가에게 어떤 상황에서 나쁜 여자가 된다는 설명이다.

"여자가 남자와 헤어져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기 보다는 남자가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게 하면 결국 나쁜 여자가 되더라고요. 사실은 상처를 덜 받고 싶은 마음과 상대방에게 상처를 덜 주고 싶은 마음 때문인데 말이죠."(주니) 혼자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건 '약한 여자'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고, 남들 앞에서 슬픔을 감추고 혼자 견뎌내는 여자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나쁜 여자'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다면 자신을 위해 나쁜 여자로 사는 편이 맞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레이디스 코드는 묻고 있는 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