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장보리'에는 '악인필벌'의 쾌감이 있다

2014. 8. 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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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가 흥미진진한 전개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 MBC 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왔다 장보리'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는 3일 시청률 25.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올리며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부동의 주말극 1위 KBS 2TV '참 좋은 시절'(26.9%)을 1.3%P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9.8%로 출발한 '왔다 장보리'는 중후반부터 10% 후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이후 지난달 14일 방송분에서 처음 20%를 돌파하더니 34회 만에 25%를 넘겼다.

초반부터 자극적인 내용 전개로 막장의 향기를 풍겼던 이 드라마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뭘까.

'왔다 장보리'는 친딸과 양딸이라는 신분의 뒤바뀜으로 극도의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된 두 딸과 두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초반만 해도 출생의 비밀과 악녀, 거짓말, 재벌, 기억 상실까지 보통의 막장 드라마들과 다를 게 없었다. 보리(오연서 분)와 민정(이유리)의 극과극 대립은 진부했다. 바보 같이 착하기만한 보리와 목적을 위해 자신을 고아라고 속이면서까지 비술채에 입성한 민정의 캐릭터는 현실과 동떨어져 몰입을 방해했다.

20년의 세월이 흘렀다지만 딸을 알아보지 못하는 인화(김혜옥)-수봉(안내상) 부부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양딸 보리를 구박하는 도혜옥(황영희)도 억지스러운 감이 있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갈등 구조가 선명해지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전개가 펼쳐져 흥미를 돋울 수 있었다. 막장드라마의 지평을 연 '아내의 유혹'을 비롯해 '천사의 유혹', '다섯 손가락' 등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작품답게 여전히 '막장'의 색채가 느껴지긴 한다. 그러나 내천(최대철)과 정란(우희진) 같은 코믹한 인물과 대사, 주인공의 달달한 러브라인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가볍게 시청해도 무리가 없도록 했다.

'왔다 장보리'가 뚜렷한 권선징악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 MBC 방송화면

뭐니 뭐니 해도 권선징악의 구도가 뚜렷해진 점이 시청자의 리모컨을 고정시킨 요인이다.

옛 연인 문지상(성혁)에 의해 과거 악행이 폭로될 위기에 처한 민정의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자아낸다. 보리 역시 더 이상 민정에게 당하기만 하지 않고 할 말은 할 줄 안다. 부조리가 판을 치고 악이 창궐하는 요즘 사회에서 필벌의 법칙을 따르는 전개는 보리에 감정이입한 시청자에게 쾌감을 준다.

이 드라마는 결국 한복 이야기도, 주인공의 진짜 가족 찾기도 아닌 선한 사람은 성공하고 악한 사람은 몰락한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삼는다. 엉성한 부분도 많지만 이는 배우들의 연기와 극적인 이야기로 커버되고 있다.

3일 방송에서 보리의 기억이 되돌아오고 수봉이 보리가 자신의 딸 은비임을 확신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밝혀질 듯 말듯한 보리의 출생의 비밀과 민정의 악행이 긴장감을 형성한 가운데 종반까지 인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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