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일베콘서트' 논란..'김치녀'·'부엉부엉'에 폐지 요구 빗발

이해진 기자 입력 2015. 1. 12. 09:49 수정 2015. 1. 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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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개그콘서트가 일베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 개그콘서트의 두 코너 '사둥이는 아빠딸'과 '부엉이'가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개그콘서트는 '사둥이는 아빠딸' 코너에서 일베에서 범용되는 여성 비하 단어인 '김치녀'를 개그 소재로 활용했다. '김치녀'는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로 남성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여성을 일컫는다.

문제가 된 부분은 극중 개그맨 정태호의 딸로 출연하는 개그우먼 김승혜가 새해 목표를 말하며 "김치 먹는데 성공해서 김치녀가 될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특히 '김치녀'를 언급한 김승혜가 "명품백 사줘. 신상 구두도"라고 말해 김치녀 논란을 키웠다.

이어 새로 선보인 '부엉이' 코너 또한 일베 논란에 불을 지폈다.

개그맨 박성호, 이상구, 이혜석, 장윤석, 장유환 등이 출연한 이 코너에는 부엉이와 박쥐 모양의 인형 탈을 쓴 출연진들이 등장해 연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길을 잃은 등산객으로 등장한 장유환에게 부엉이 역할의 이상구가 길을 가르쳐 주겠다며 낭떠러지로 인도하는 장면이 연출돼 논란이 됐다.

장유환은 "부엉이가 길을 가르쳐 주나보다"라며 무대장치 뒤쪽으로 사라지다 돌연 "으악"하는 비명과 함께 "여기 낭떠러지다"라며 사람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연기했다.

잠시 뒤 무대로 돌아온 이상구는 "쟤는 못나나봐"라는 대사를 하며 콩트를 마무리했다.

문제는 이 장면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해 숨진 것을 비하하는 일베의 개그코드와 유사해 보인다는 점이다.

일베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부엉부엉'이라는 단어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해 숨진 장소인 '부엉이 바위'를 사용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개그콘서트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해당 코너들의 폐지를 요구했다.

한 시청자는 "보는 내내 불편함의 연속이었다"며 "수신료가 아까운 방송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시청자도 "아무리 개그에 성역이 없다고 하더라도 고인을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김치녀, 부엉부엉 코너를 짠 일베충은 누군지 밝혀라"라고 항의했다.

또다른 시청자는 "특정인을 연상시킨다는 점도 문제지만 사람의 죽음 자체를 개그 코드로 쓰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한편 개그콘서트는 지난해 11월에도 일베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11월 9일 방송된 코너 '렛잇비'에서는 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와 개그맨 이동윤의 얼굴을 합성하면서 사진 속에 일베를 상징하는 캐릭터 '베충이 인형'을 등장시켰다.

당시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작진과 출연진이 소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긴 실수였다"며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일으킨 점 시청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해진 기자 hjl12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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