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수신료 아깝지 않은 KBS 대하사극의 품격 [첫방기획①]

성선해 기자 입력 2015. 2. 15. 08:05 수정 2015. 2. 1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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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록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때로는 드라마틱한 각색보다 현실이 더욱 극적일 때가 있다. 조선 역사상 가장 극적인 시기는 임진왜란 발발의 전후다. 이를 상징하는 인물이 바로 성웅 이순신이다. 그의 이야기는 각종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순신이 바다에서 활약하던 시기에 육지, 특히 중앙조정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15일 첫 방송한 KBS1 새 대하사극 '징비록'(극본 정형수ㆍ연출 김상휘)은 바로 이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임진왜란이 발발하던 시기를 전후해 조선을 다스리던 왕은 14대 선조(宣祖, 1552 ~ 1608)다. 당시 조선 조정은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이다 결국 풍신수길(豊臣秀吉,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략으로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징비록'은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의 집필을 바탕으로, 임진왜란 발생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까지 시기에 조정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징비록'은 '다모' '주몽' '계백'을 집필한 정형수 작가가 대본을, '전우'의 김상휘 PD가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타이틀롤인 류성룡은 배우 김상중이 맡았다. 2014년 사극 신드롬을 일으켰던 '정도전'의 기세를 잇기 위해 KBS가 내놓은 야심작답게, 첫 회부터 흠잡을 곳 없는 높은 퀄리티로 또 한 번의 대하사극 열풍을 예고했다.

◆ 충실한 고증과 무게감 있는 전개, 믿고보는 KBS 대하사극

'징비록'은 오프닝부터 KBS 대하사극 특유의 스케일이 엿보였다. 1604년 류성룡이 안동에서 노구를 이끌고 임진왜란 전후를 회상하는 장면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후 그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임진왜란 발발 3년 전 조선 조정의 상황이 그려진다.

첫 회에서는 앞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갈 세가지 실마리들이 제시됐다. 첫번째는 혈통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선조의 모습이며, 두번째는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당쟁을 벌이는 조선 대소신료들이다. 마지막으로 전쟁을 준비 중인 일본의 상황까지 그려지면서 앞으로 닥칠 임진왜란을 예고했다.

특히 풍신수길의 냉혹함과 정복욕을 드러낸 에피소드가 강렬했다. KBS는 이를 위해 일본 NHK 자회사의 협조를 받아 당시 시대에 맞는 일본군의 조총과 갑옷, 오사카성의 후원과 대전 세트 등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철저한 고증이 중요한 대하사극에 걸맞는 장면이 탄생했다.

◆ 돌아온 '사극 고수'들과 반가운 얼굴

반가운 얼굴들도 여럿 등장했다. 특히 '정도전' 식구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광기는 왜군 장수 고니시 유키나가로, 선동혁은 서인의 영수 송강 정철로 돌아왔다. '왕 전문 배우' 정태우는 류성룡의 심복 이천리로 등장해, 역동적인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했다.

무엇보다 목회자의 길을 걷다 10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임동진의 무게감이 상당했다. 그는 서인의 주요 인물 윤두수 역을 맡아, 동인의 거두 이산해(이재용)과 팽팽한 연기대결을 펼쳐,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전체적으로 '징비록'에서는 사극 경험이 있는, 노련한 배우들이 많이 등장했다. 전작의 배역이 겹쳐지는 경우도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사극을 소화할 수 있는 인재풀이 적은 상황에서 적재적소에 배치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 류성룡의 눈으로 본 임진왜란 '같은 사건, 다른 시각'

'징비록'은 임진왜란 전후를 다룬 작품이다. 그간 같은 소재의 영화와 드라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렇다면 '징비록'이 이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어디일까. 바로 주인공 서애 류성룡이다. 그간 임진왜란을 다룬 콘텐츠는 이순신과 선조에 무게가 쏠려 있었다. 하지만 '징비록'은 류성룡에 초점을 맞췄다.

류성룡의 눈으로 본 선조 시기의 조선과 임진왜란은 같은 조선시대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징비록'은 그간 많이 다뤘던 이야기를 색다르게 조명하는 신선한 사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수신료가 아깝지 않은 드라마' 탄생이 예고됐다.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 KBS2 방송화면 캡처]

징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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