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타이미 "'언프리티 랩스타', 노력의 결실 있었던 '달았던 열매' 느낌이었다"

2015. 4. 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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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현우 기자

대한민국에서 요즘만큼 힙합이란 장르가 사랑받은 적이 있을까. 늘 마니아층에게서만 관심을 받고, 소수를 대변하던 힙합이 이제는 전면에 나와 대중가요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 그 중 여성 래퍼들의 위세가 심상치 않다.

해가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는 Mnet '쇼미더머니'의 스핀오프 격인 '언프리티 랩스타'의 성공은 그동안 목마름을 호소했던 여성 래퍼의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화제의 중심에는 타이미가 서 있었다. 여성 래퍼를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었던 13년 전부터 랩을 시작한 그에게 힙합 부흥기인 요즘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고1 때부터 랩을 시작했으니까 벌써 13년이 됐네요. 그당시엔 전국에서 여자 래퍼는 10명 정도밖에 안됐어요. 거의 서로를 알았죠. 지금은 여자 래퍼들이 많이 있어요.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에 연락도 많이 왔고, 그 친구들한테서 힘을 많이 받기도해요. 제가 잘 돼서 너무 좋다며 응원 메시지도 보내주고, 자신도 분발해서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관심 있게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있어요."

'언프리티 랩스타'는 국내 최초의 여자 래퍼 컴필레이션(Compilation) 앨범 제작을 놓고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매 회 거듭되는 경쟁 속에서 승자만이 프로듀서의 곡을 받아 앨범을 낼 수 있었다. 오버그라운드에 많이 설 수 없는 여성 래퍼들에게 이번 프로그램은 어쩌면 최고의 기회일 수 있었다. 타이미는 랩 실력을 가장 인정받았던 무대에서 안타깝게 탈락하며 앨범을 내지 못하게 돼 시청자들과 팬들을 아쉽게 했다.

"트랙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아쉽죠. 특히 현도 선배나 버벌진트 선배와 같이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은 아까워요.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후회는 없어요. 떨어지는 순간에도 제가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을 많이 보여드렸고, 당시에 제 가사나 여러 방법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인정받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오히려 떨어지는 순간에는 후련했어요. 저는 제 음악을 통해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요."

▲ 사진=김현우 기자

'쇼미더머니2'에서 타이미는 실수를 하며 초반부터 탈락의 맛을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서 타이미는 '쇼미더머니2'에서 있었던 트라우마를 떨쳐버리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타이미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단계가 담겨 있다. 처음 공연에서 그는 '쇼미더머니2'에서와 똑같이 가사 실수를 반복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촬영분에서 그는 결국 포텐을 터트리며 '진짜 타이미'를 보여줬다.

"'쇼미더머니2'에서는 실수를 해서 떨어졌는데, 쓴 약을 먹은 것 같았어요. 굉장히 썼지만 몸은 좋아진 느낌말이에요. 만약 중간 부분쯤에 떨어졌으면 '언프리티 랩스타'에 나가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초반부터 떨어져서 충격적이고 속상했거든요.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고, 거름이 됐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언프리티 랩스타'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갔고, 그때 보여주지 못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했어요."

"'언프리티 랩스타'는 열매 같은 느낌이에요. 단 것도 많았고, 노력의 결실이 보여진 프로그램이었거든요. 출연하기까지 한 달을 고민했어요. 다른 멤버들이 결정되기 전에 섭외 연락을 받았지만. 출연자 중에서 아마 가장 늦게 합류를 결정했을 거예요. '쇼미더머니2' 때의 트라우마가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할 수 있을지 용기가 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다행히도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서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언프리티 랩스타'는 랩으로도 관심을 모았지만, 센 언니들의 기싸움으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시청자들 모두 궁금했을 것이다. 저들의 모습은 진짜일까. 악마의 편집은 없었을까. 그리고 진짜 타이미의 모습은 무엇일까. 시청자들이 오해한 게 있다면 풀어달라는 요청에 타이미는 솔직하고 쿨한 모습을 보였다.

"방송에 어떻게 나가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다 제가 한 이야기니까요. 프로그램이 살아야 저희들도 같이 살아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시청자들이 오해를 한 점이 있다면 졸리브이와 디스 배틀을 하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였어요. 저는 언제가 됐든 디스 배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 한 것이었는데, 마치 제가 준비가 안돼서 피한 것처럼 보이더라고요. 처음에 디스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그 제안이 볼거리를 제공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에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저희 랩 무대가 아쉬웠기 때문에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더라고요. 그래서 디스 배틀을 결국 하게 됐죠."

"또 방송 첫 회 때 프로듀서로 나온 지코 씨를 보고 '저보다 어리지 않나요?'라고 말해서 나이 부심 부린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한 게 아니라 정말 나이를 몰라서 물어본 것뿐이었어요. 그러다가 막상 지코 씨가 등장하니까 저도 좋아하면서 같이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시청자들이 많이 웃었다고 했는데, 그렇게 방송에 나가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재밌더라고요. 사실 푼수 같은 그런 모습이 진짜 제 모습이에요. 평소에도 많이 털털해요."

▲ 사진=김현우 기자

타이미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유쾌하고 솔직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그는 랩을 할 때는 세지만, 눈물도 많고 말도 많은 캐릭터로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우리 곁에 다가왔다. 그동안 없던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10년 이상 래퍼로 살았지만, 타이미의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세 보이지만 여리고, 솔직함이 무기인 타이미가 다음에 보여줄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해 본다.

"그동안 이름도 바뀌었고 실수한 적도 있었는데,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있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번 기회에 새롭게 관심 가져주신 분들도 감사합니다. 새 앨범은 5월 중에 미니앨범으로 내려고 현재 작업중이에요. 지난 앨범 '꽃'이 조금 잔잔한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강렬한 느낌과 그 안에서 부드러운 모습까지 다양한 느낌을 모두 보여드리려고 해요. 곧 찾아뵐게요."

/fn스타 fnstar@fnnews.com 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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