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가요제>가 음원 올킬한 이유는 '스토리'

우동균 입력 2015. 8. 2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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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음악과 예능을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무한도전

[오마이뉴스 우동균 기자]

▲ JYP 만난 유느님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댄싱 게놈(유재석, 박진영)이 'I'm So Sexy(아임 쏘 섹시)'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 MBC
2년마다 열리는 '무한도전 가요제'(이하 무도 가요제)는 이제 브랜드가 되었다. GD 태양, 박진영, 아이유, 윤상 등 내로라 하는 실력자들이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지을 수준이고, 다소 생소하던 혁오 밴드는 단숨에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서게 만들었다. 무도 가요제의 본편이 방영된 22일 방송은 21%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예능에서 20%를 넘길 수 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한도전(이하 무도)이 유일하다.

음원은 또 어떤가. 무도 가요제가 끝나자 약속이나 한 듯 음원 줄세우기에 돌입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요자 관계자들로부터 볼멘소리도 나온다. 무도 음원이 나올 시기에는 가수들이 컴백도 미루는 수준이다. 유명 실력자들과 작업한 결과물인만큼 무도 가요제의 음악 수준도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무도 자체의 파급력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는 애초에 가능하지 못했다.

▲ 레옹과 마틸다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박명수와 아이유가 레옹과 마틸다로 분해 '레옹'을 불렀다. 유재석은 레옹처럼 모자를 쓴 박명수를 보고 "정창욱 셰프냐" "골무 같다"고 놀렸다.
ⓒ MBC
네 번 연속 무도 가요제 음원 1위를 거머쥔 박명수는 이 무대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멤버라고 할 수 있다. 박명수는 가요제가 진행되는 내내 가장 강력한 갈등을 보여주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준다. 그는 끝까지 아이유의 서정적인 곡을 허락하지 않았다. 심지어 EDM을 강요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 박명수는 그 접점을 묘하게 캐치해 낸다. 가요제 무대에서 EDM은 이벤트성으로 노래가 끝난 후 잠깐 등장하는 수준으로 그쳤지만, 아이유가 작곡한 '레옹'은 아이유가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는 훨씬 빠른 곡이었다.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이면서도 아티스트의 색깔을 놓치지 않은 박명수는 무도 가요제의 최대 수혜자다. 그는 확실히 히트곡을 만드는 감각이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그의 감각은 무도가 아니라면 증명될 수 없는 것이었다. 무도는 기존 멤버들 뿐 아니라 아티스트들에게도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증명할 기회를 확실하게 제공한다. 박명수는 유독 무도 가요제에서 그 기회를 잘 살려낼 뿐이다.

사실 가요제뿐이 아니다. 무도는 음악을 예능과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올해 초, 무도는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일명 토토가) 열풍'을 일으켰다. 90년대에 대한 향수와 추억, 그리고 가수들의 개성을 결합해 만들어낸 화제성은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었다.

이 기획은 무도 멤버인 박명수와 정준하의 기획이었다. 이 기획이 처음 발표될 당시만 해도 전문가와 멤버들 모두 탐탁치 않아했다. 식상하고 특별할 것 없는 기획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때론 간단한 것이 가장 좋은 법이다. 토토가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올 상반기 최고의 브랜드로 등극했다.

그것은 기획이 엄청나게 좋아서였다기 보다는 무도가 어떻게 해야 그 기획을 살릴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90년대 가수들을 찾아가 섭외하고, 그들이 부르는 노래로 추억을 자극했으며, 결국 무대에서 그들을 기대하게 만들어내는 기승전결은 무도가 아니라면 그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로 탁월했다.

박명수의 '어떤 가요' 역시 성공적이었다. 그가 만든 음악이 엄청난 음악성이나 대중성을 갖추고 있다기 보다는, 멤버들의 개성을 살리고 그 안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무도만의 능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여기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스토리'다. 무도 가요제는 단순히 무대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어떻게 그들이 그 무대를 만들어내느냐 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어야 무대가 가장 빛날 수 있다. 어떤 가요프로그램도 무대만으로 20%의 시청률을 만들 수는 없다. 무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멤버들과 아티스트들의 조합이 흥미로울수록, 시청자들은 그들의 스토리를 따라가게 되고,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이는 그들에 대한 애정으로까지 이어진다.

무도는 가요제로 파생되는 모든 수익을 기부하지만, 그 기부보다 더 큰 시청자들의 애정을 얻는다. 그러나 결국 그런 애정은 무도가 올바르게 서있는 공익적인 성격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는데서 온다. 단순히 재미를 위해 자극으로 치닫지도, 그렇다고 너무 심심하지도 않은 무도가 누가 뭐래도 국민예능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그리고 자연스레 시청자들은 다음에 무도가 들려줄 스토리는 또 무엇인지 애정을 가지고 귀를 기울일 준비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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