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이천희, 진짜 행복의 가치 아는 배우 [인터뷰]

신상민 기자 2015. 10. 2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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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이천희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꼭 영화 ‘돌연변이’가 아니더라도 이천희는 ‘돌연변이’스러운 모습을 가진 배우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천데렐라 혹은 엉성천희의 면모를 보이다가도 연기할 때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관객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그가 이번엔 ‘돌연변이’(감독 권오광 제작 영화사 우상)로 돌아왔다.

‘돌연변이’는 신약 개발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청년 박구(이광수)가 세상의 관심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가 제약회사의 음모로 세상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이천희는 정직원이 되고자 열망하는 인턴 기자 상원 역을 연기했다.

영화는 현재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이를 테면 청년실업, 사회적 균열 등을 다루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천희가 영화 ‘남영동 1985’, ‘돌연변이’처럼 사회 참여적인 영화에 사명을 가지고 출연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천희는 “세상사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변을 했다.

그는 사회적 문제를 알고 참여하기 보다는 영화를 찍으면서 자신이 느낀 바를 관객들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작품 선택, 발언에 대해 “큰 문제가 되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오히려 “찍으면서 배운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을 뿐. 그렇기에 “잘 모르는 내가 공감할 수 있다면 대중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주관을 가지고 작품에 참여했을 뿐이다.

그가 가진 생각 때문에 드라마를 하는 것도 심사숙고를 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를 하는 것도 그냥 돈을 벌기 위해 하기 보다는, 혹은 방송국, 시청률이 잘 나오는 지 등을 보기보다 내가 연기할 만한 캐릭터”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천희가 연기한 상원은 극 중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롭게 부조리한 부분을 비판하는 기자가 되고자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직원을 바라는 사회 초년생 인턴 기자일 뿐이다. 결국 구를 통해 자신의 초심을 돌아보고 ‘진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게 되는 인물이다.

그런 면에서 이천희는 사회 초년생도 아니다. 또한 취업난을 경험해본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촬영을 하면서 자신이 “왜 연기를 시작했는지”, 그리고 “무대에 오를 때 왜 행복하다고 느꼈는지”에 대해 떠올리고 상원에 대입하려고 애썼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상원을 이해하게 됐다.

“구를 만나서 왜 기자를 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초심을 다시 생각하게 되요. 그러면서 저의 초심을 떠올리게 됐어요. 결국엔 그냥 연기가 좋았어요. 연기하면서 나도 모르는 감정, 처음 보는 내 모습이 재미있었어요. 재미있고 행복한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하게 됐다는 걸 되돌아 보게 됐어요.”

그렇기에 이천희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 신바람이 나서 이야기를 했다. 극 중 상원은 자신이 바랐던 기자가 됐지만 선배 기자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그런 장면 중 하나가 선배 기자가 던진 담배 꽁초와 커피가 들어 있는 종이컵을 맞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상원은 무심한 듯한 하면서도 서글픈 표정을 짓는다.

이에 대해 그는 “처음 기자를 하고 싶을 때 눈빛과 나중에 정식 기자가 되고 선배를 바라보는 눈빛에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리곤 “자신이 기자를 원해서 막상 됐지만 자신이 바랐던 기자의 삶이 아닐 때 표정”이라고 말했다.

상원이라는 인물이 극 중 화자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이천희는 내레이션을 통해 상황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원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변화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연기를 한 듯 하지 않는 듯” 미묘하게 변해가는 상원을 표현했다.

“미세한 부분을 잡아내야 했기 때문에 상원만 밋밋한 느낌을 줘요. 그래서 아무 것도 안 하는 느낌이라서 불안하기도 했어요. 또 의도한 바가 잘 전달될 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어요. ‘돌연변이’에서 보여준 연기는 드라마에서 하지 못하는 연기에요. 드라마였다면 ‘왜 연기 안 해’라는 이야기를 듣기 딱 좋죠.”

이광수는 극 중 생선이 되어 버린 구 역할을 맡아 생선 탈을 쓴 채 연기를 해야 했다. 연기를 함에 있어서도 얼굴을 보면서 주고 받는 감정이라는 게 있다. 그런 면에서 탈이 호흡을 주고 받는 것에 제안이 될 법도 하다.

하지만 이천희는 “직접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았다”고 말했다. 극 중 상원이 구에게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많지 않다. 오히려 모두가 모여 있는 자리에서 구의 행동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의 무게가 주로 보여진다. 그는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으로 밥을 먹는데 구가 숟가락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모습을 꼽았다.

이천희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과연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이광수가 풀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광수가 손으로 감정을 표현해서 신기했다. 손짓,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하니까 ‘저런 표현 방법이 있었지’라고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연기를 하고 나중에 후시 녹음을 할 때 연기 톤도 좋았어요. 특히 ‘보통 사람으로 살고 싶었어요’라는 대사에서 찡했어요. 보통 사람으로 사는 게 목표인데 남들과 다르고 싶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영화가 보통으로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영화라는 걸 이광수의 대사를 통해 보여줘요.”

그는 이야기를 하는 내내 ‘행복’ ‘즐거움’ ‘재미’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했다. 이에 대해 “목표치가 높지 않다. 목표치가 높아지는 순간 고통이 되고 불행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영화를 찍을 때는 두 장면이 나오기만 했다. 하지만 ‘다음에는 다섯 장면 정도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했을 만큼 낙천적이라고 자신의 성격을 밝혔다. 물론 이런 모습 때문에 남들이 봤을 때는 꿈이 없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나는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통스럽고 빠져 나오기 힘들기 보다는 한바탕 신나게 즐기는 스타일이다. 더욱이 이천희는 한 방에 모든 걸 거는 성격이 아니다. 그저 즐기면서 거북이처럼 천천히지만 서 있지 않고 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기에 “그저 시간이 흐르고 느리지만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10년 뒤쯤 자신이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다는 그다. 연기뿐 아니라 책도 쓰고 공방을 운영하기도 하는 이천희는 “10년 뒤 내가 연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기보다 더 즐거운 무언가를 찾게 되면 연기를 하지 않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름의 대답을 내놓았다.

“그냥 배우가 직업인데 왜 배우로 살아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이천희라는 사람이 직업으로 배우를 하는 거에요. 저에게는 인간 이천희가 중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배우라는 직업은 이천희가 행복하기 위한 것일 뿐이에요.”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돌연변이 | 이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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