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돌풍, 가요계로부터 들어보는 이유 5가지
걸그룹 여자친구가 가요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차트가 실시간으로 수시로 바뀌는 요즘 가요계에서 롱런을 이어가며 갖가지 현상을 빚어내고 있다.
이들의 성적은 특히 데뷔한지 1년만에 거둔 것인데다가, 대형 기획사의 틈바구니 속에서 중소형 기획사 팀이 일으킨 일종의 ‘반전’이어서 더 큰 의미로 다가선다.
2월 첫째주 SBS MTV <더쇼>를 시작으로 MBC뮤직 <쇼! 챔피언>, Mnet <엠 카운트다운>, KBS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로 이어지는 모든 음악 시상식에서 연이어 트로피를 수상하며, 이른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해냈다.
방송가는 대형 톱그룹이 나타나지 않는 한 방송사마다 1위가 엇갈리는 게 보통이지만 이번 만큼은 예외였다. 방송가를 석권하는 것만 놓고 보면 여자친구는 사실상 대형 톱그룹의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월 둘째 주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16일까지 여자친구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 사이에서 8관왕의 기록을 이뤄내는 등 무적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예 걸그룹이 방송 트로피를 연거푸 거머쥐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다. 첫 1위를 할 때만 해도 멤버들은 소감을 미처 잇지 못할 정도로 목놓아 울었지만, 거듭된 트로피가 쌓이면서 멤버들은 환한 웃음으로 수상을 이어가는 여유로움도 생겼다.
다양한 가수들의 공략을 뒤로하고 여자친구는 모든 음악사이트 차트를 석권하는 일명 ‘올킬’을 10여일간 지켜냈다. 국내 최대 음악사이트로 통하는 멜론에서는 17일 현재에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기존에 부른 노래들도 모두 동반 상승 중이다. 특히 지난해 발표했던 ‘오늘부터 우리는’ 역시 10위권대로 재진입했다.
좋은 분위기를 광고계가 마다할 일이 없다. 5~6개의 굵직한 광고 문의가 오가고 있다.
아이돌그룹 제작자 ㄱ씨는 16일 전화통화에서 가장 주효한 이유로 시장의 변화를 거론했다. 그는 “여자친구의 히트는 ‘세대 교체’라는 화두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ㄱ씨는 “소녀시대·투애니원으로 양분되던 기존 걸그룹계에서 해당 시장을 떠받치던 팬층은 이미 성인으로 접어들었고, 당시 초등학생이던 이들이 현재 중·고교 층을 형성하면서 새로운 그룹의 출현을 기다리는 형세가 됐다”면서 “특히 이 시장은 이렇다 할 맹주가 아직 나오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그 에너지가 쌓여왔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매니저 ㄴ씨는 연령대를 거론했다. 그는 “1세대 SES와 핑클이나, 그후 2세대 소녀시대·투애니원에서처럼 빅그룹을 탄생시키는 것은 10대 중후반대의 팬들인데 여자친구는 이들 팬층과 특히 잘 부합하는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지난해 데뷔 당시 여자친구는 팀 멤버 6명 중 5명이 고교생이었다. 현재의 아이돌 팬층과 맞아떨어지는 연령대이기도 하다. 의상 역시 틴에이저풍을 표방하는 등 시너지가 터져나올 여지가 많았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인터넷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꽈당 동영상’은 특히 빼놓을 수 없는 결정타였다. 걸그룹 제작자 ㄷ씨는 17일 통화에서 “인터넷과 SNS가 스타를 더욱 빈번히 만들어내고 있는데, 여자친구 역시 지난해 빗속 투혼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을 강타하면서 자타가 인정할 만한 히트 축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사재기 현상이 주춤하면서 이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신생 팀의 질주를 막아서는 악의적인 환경이 없어진 것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여러 요소가 거들었지만, 무엇보다 노래와 콘텐츠가 좋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다수였다. 고교 2년생인 이지수양은 “많은 노래들이 힙합 때문인지 점점 세지고 있는데, 여자친구의 노래는 그러지 않은데다가 따라 부르기도 쉬워 좋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문모씨(26) 역시 “노랫말과 멜로디가 자꾸 10대 때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나도 모르게 자꾸 이들의 노래를 반복해서 듣고 있다”고 말했다.
노래는 쉽지만 안무는 틴에이지 그룹들이 따라하기 힘든 ‘칼군무’를 지향한 점 역시 특히 타 그룹과의 차별성을 빚어냈다.
여자친구의 소속사 쏘스뮤직 관계자는 “우리도 다양한 경로에서 (히트)배경을 찾고 있다”면서 “사실 걸그룹 시장이 세대 교체 시기를 맞았다는 판단이 지난해부터 있어서 이에 따른 나름의 준비가 있긴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디까지나 모든 힘의 시작은 콘텐츠이고 음악이라는 점, 음악과 안무를 처음 받고 자신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면서 “비슷한 또래들이 특히 좋아하는 멜로디와 가사, 그리고 여러 측면에서 작용한 운도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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