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부터 피규어까지, '무도' 캐릭터 상품 어떻게 탄생하나 [인터뷰①]

2016. 3. 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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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표재민 기자]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11년 장수 예능이자, 웬만한 아이돌그룹 팬덤 못지않은 큰 팬덤을 가지고 있는 진정한 ‘국민 예능프로그램’이다. 사실상 국내 프로그램 최초로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상품으로 만들어 출시하고 상당한 수익을 얻고 있다. 물론 매년 멤버들의 얼굴이 박혀 있는 달력 판매 수익금은 전액 기부금으로 활용되지만, 그 외 상품들은 MBC가 양질의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MBC 예능본부 소속 예능마케팅부 차장 김영규 씨는 2009년부터 벌써 7년째 ‘무한도전’ 캐릭터 상품 기획, 제작, 유통 등 전반의 책임을 맡고 있다. 시청자들이 매년 기분 좋게 사고 있는 달력부터, 다양한 종류의 캐릭터 상품,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가요제 음원 판매 등 ‘무한도전’과 관련된 부가 사업 전반이 김 씨의 손을 거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예능마케팅부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

예능마케팅부는 2014년 11월에 새로 생긴 조직이다. 사업과 광고, 홍보 업무가 합쳐졌다. 예능프로그램 관련해서 사업, 간접광고와 협찬, 그리고 홍보를 담당한다. MBC 예능프로그램과 관련한 부가사업을 전부 총괄한다고 보면 된다. ‘진짜사나이’ 캐릭터 상품, ‘복면가왕’ 음원 사업 등도 진행했다. 물론 ‘무한도전’ 달력과 음원 발매 등 부가 사업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한도전’ 엑스포를 진행했다.

‘무한도전’ 캐릭터 사업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

MBC 내부적으로 2008년부터 신규 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담당자가 됐고, 멤버들과 초상권 협의를 한 후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당시 피처폰의 바탕화면 캐릭터부터 시작했다. 당시 ‘겨울연가’ 등 한류 드라마의 상품이 있긴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을 보고 본격적으로 프로그램 캐릭터 상품을 출시한 것은 ‘무한도전’이 최초일 것이라고 본다. 처음에는 애를 많이 먹었다.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멤버들에게 초상권 비용을 얼마나 지불해야하는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몰랐다. 처음이었기 때문에 매뉴얼도 없이 무작정 했다.

‘무한도전’ 캐릭터 상품이 자리를 잡은 것은 달력 판매부터인가

달력 판매의 시작은 김태호 PD를 비롯한 제작진의 아이디어였다. 큰 사랑을 받는 만큼 시청자들에게 돌려주자는 의미로 소량으로 제작했는데 사고 싶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업 담당자인 내가 거들게 됐다. 김태호 PD가 수익금은 전액 기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고, 달력 판매를 시작으로 캐릭터 사업의 폭이 넓어졌다.

자리를 잡은 것은 2010년 피규어 상품을 내놓고 2011년 캐릭터 상품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를 하면서부터다. 당시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사진전을 하면 캐릭터 상품 판매점이 함께 열린다. 어떤 커플이 디자인에 대해 혹평을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다. 상처를 크게 받았다.(웃음) 그래서 디자인 공모전을 하게 됐다. 디자인이 채택되면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했다. 우리 상품은 소비자가 ‘무한도전’ 시청자니까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고민했고 그래서 기획하게 됐다.

‘무한도전’ 캐릭터 상품은 총 몇 종류인가

지금까지 만든 상품은 100여종이 넘고, 현재 판매되고 있는 상품은 80여종이다. 프로그램이 10년을 넘기다보니 시청자층이 넓어졌고 20대였던 사람들이 30대가 됐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팬시용품부터 30대 중반 여성들이 많이 사는 생활용품까지 출시하게 됐다. 무도리(‘무한도전’ 캐릭터) 냄비 받침대도 있다.(웃음) 피규어는 전시 상품이다. 그런데 ‘무한도전’이니까 생활에서도 ‘무한도전’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벽걸이 시계, 수면 양말도 만들고 있다.

캐릭터 상품을 기획할 때 무엇을 가장 고민하나

일반적인 상품을 만들더라도 ‘무한도전’스러운 디자인을 넣으려고 고민한다. 예를 들어 재작년에 나온 머그컵이 있다. ‘무한상사’(‘무한도전’의 상황극. 직장인을 소재로 한다) 머그컵이다. 부장과 차장, 대리, 사원, 인턴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인턴이라는 머그컵은 ‘진짜 퇴근 하겠습니다’라는 글자가 적혀 있고 차장은 ‘진짜 퇴근해도 되겠니?’라는 식으로 적혀 있는 거다. 독특하거나 ‘무한도전’의 개성이 담겨 있는 디자인을 채택하려고 한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달라

달력과 다이어리는 디자인적인 요소와 그리고 ‘무한도전’의 1년을 어떻게 집어넣을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특히 달력은 김태호 PD와 협의를 한다. 김태호 PD는 달력에 ‘무한도전’의 지난 1년의 이야기를 녹아들기를 바란다. ‘무한도전’스러운 달력을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를 잘 반영하려고 한다. 다른 상품은 디자인적인 요소와 그 상품의 기능을 충실히 하는데 중점을 둔다. ‘무한도전’ 노트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노트로서 기능이 충실해야 한다.

‘무한도전’이 이런 상품을 팔아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면 안 되는 거다. 브랜드에 스크래치가 나지 않게 언제나 고민을 한다. 그래서 디자인 업체들이 많이 힘들어하지만 엄청난 수정 과정을 거친다. 가요제 음반을 만들 때는 아예 디자인 업체에 출근해서 앉아 있었다.(웃음) 파트너사에게는 죄송하지만 ‘무한도전’ 브랜드이기 때문에 꼼꼼히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감사하게도 많이들 이해를 해주신다.

엄청 신중하고 꼼꼼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 같다

‘무한도전’이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갖게 됐다. 그렇게 오랫동안 일을 했더니 멤버들이 믿고 자신들의 초상권을 우리가 쓸 수 있도록 허락을 해주는 것 같다. (박)명수 형은 농담으로 언젠가 초상권 계약서를 들고 갔더니 “그냥 네가 사인해”라고 하더라. 멤버들도 사람이니까 처음에는 반신반의했겠지만 일을 오래 하면서 우리를 믿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부담감을 갖고 꼼꼼하게 일을 진행하려고 한다. 만약에 벽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서 예쁜 디자인을 찾고, 그 디자인 업체에 전화를 걸어서 미팅 약속을 잡는다. 회의실에서 1박 2일 동안 디자인 이야기만 한 적도 있다.(웃음)(인터뷰②에서 계속)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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