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TV①] 막말도 무지도 실수도 '무편집'..제작진이 무개념?

2016. 5. 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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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품위’는 진작에 사라졌다. 막말과 욕설이 난무한다. 웃고 떠들다 벌어지는 돌발상황들은 과장된 방식으로 전파를 탄다. ‘편집의 묘’를 발휘한 장면들로 인해 사소한 말 한 마디는 눈덩이처럼 부풀려진다.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관찰예능에선 자막과 CG를 더해 자극적인 그림을 채워넣는다.

“예능의 목적은 웃음이기 때문에 재미에 대한 강박”(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이 큰 것이 사실이다.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져 좀 더 자극적인 편집과 연출이 난무하고, 심지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올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윤리적 수준’ 위반을 지적하며 방송심의 신청을 한 드라마·예능·보도 프로그램에 대한 민원은 총 3181건이었다. 전년(2163건)보다 47.0%나 늘었다. 민원이 늘었다는 것은 시청자들 역시 ‘막장 방송’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인데, 제작진은 ‘마이 웨이’다. 제작진이 무개념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떠도는 요즘이다. 

최근 한바탕 파란이 일었던 걸그룹 AOA 논란의 원인 제공자는 제작진이었다. 설현 지민의 역사 지식 부족은 차치하고, 그에 앞서 제작진의 역사 인식 역시 먼저 지적될 만한 일이었다.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 ‘채널 AOA’의 최근 방송에선 역사 퀴즈 코너를 진행했다. 당시 방송에서 지민은 안중근 의사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긴또깡’이라며 김두한의 일본식 이름을 발음하며 되물었다. 프로그램에선 이 상황을 자막으로 명시하며 예능적으로 풀어 시청자를 불편하게 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걸그룹 멤버들보다 제작진의 양식이 더 떨어진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며 “웃기기 위해 만들어진 장면인데, 보여줄 수 있을 만한 영상을 만들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제작진의 판단 자체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리얼리티쇼의 출연자들은 정해진 룰이 없이 방송에 임하기 때문에 때때로 무식을 드러낼 수도 있고, 아무 이야기나 막 던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며 “리얼리티 프로그램 속 퀴즈 코너는 새로운 예능 캐릭터를 제조하는 산실이 될 수 있으나, AOA 논란은 제작진의 무능과 무개념이 빚어낸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과거 KBS 2TV ‘1박2일’은 퀴즈 코너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든 대표 프로그램이다. 김주혁이 ‘토사구팽’을 ‘토사구탱’이라고 말하는 순간 배우의 무식은 만천하에 공개됐으나, 이는 ‘구탱이형’이라는 별명으로 이어졌다. 신선한 예능 캐릭터로의 구축이었다. 하지만 역사 문제를 웃음거리로 사용하는 것은 제작진의 올바르지 않은 역사 인식이 빚어낸 참사였다.

제작진의 불찰로 인해 ‘채널AOA’는 프로그램의 본질도 잃게 됐다. 

많은 아이돌그룹은 컴백을 앞두고 케이블 채널의 ‘리얼리티 쇼’를 통해 자기 홍보의 시간을 갖는다. 일종의 ‘윈윈 전략’이다. 채널은 팬덤을 확보한 아이돌을 통해 시청률을 올리고, 그룹은 TV 출연을 통해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홍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 ‘채널 AOA’는 홍보를 위해 출연했던 잘 나가던 걸그룹 멤버들을 순식간에 끌어내렸다.

과거 케이블 채널을 통해 리얼리티 쇼에 출연한 아이돌그룹의 소속사 관계자는 “서로 좋자고 쿵짝이 맞아 하게 되는 프로그램인데, 제작진이 홍보를 해주기는 커녕 컴백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을 만든 웃지 못할 사례로 남았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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