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공감] 음악방송 '순위제', 무얼 위해 존재하나

김지하 기자 2016. 6.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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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A 더쇼 1위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음악방송 ‘순위제’가 또 휘청거리고 있다. 잦은 집계 오류, 공정성 논란, 필요성 여부 등을 지적 받으며 존폐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시작됐다.

발단은 그룹 AOA가 가져간 두 개의 1위 트로피였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KBS2 ‘뮤직뱅크’와 같은 달 24일 방송된 케이블TV SBS MTV ‘더쇼’의 트로피로 1위 후보들의 점수 집계와 투표 누락 등이 문제가 됐다.

‘뮤직뱅크’의 트로피는 주인이 바뀌었다. 지난달 30일 ‘뮤직뱅크’는 “음반 점수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났다. 트로피를 트와이스에게 전달하겠다”라며 양해를 구했다. 관련해 제작진을 향한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지만 제작진은 “트와이스와 AOA를 배려해 달라”는 말로 상황을 정리했다.

반면 ‘더쇼’의 트로피는 AOA가 지켰다. ‘더쇼’ 제작진은 사전 점수에 해당하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 뮤직비디오 조회수 집계 과정이 이상하다는 세븐틴 팬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 “투표 결과는 모두 잘 반영됐다”라고 설명한 후 “AOA가 최고점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전혀 문제가 없다. 선례도 있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두 경우 모두 팬들이 의혹을 제기했다. 유료 투표 등을 위해 좋아하는 가수에게 투자를 한 이들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이들은 자신의 스타에게 음악방송 1위라는 ‘타이틀’을 선물하고자 매번 공개된 점수를 꼼꼼히 살펴보며 문제를 찾고 있다. 방송사의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이렇듯 ‘순위제’에 ‘선물’ 이상의 의미가 사라진지는 오래다. 앞서 언급했듯 음악방송 1위가 ‘팬덤 싸움’으로 변질되며 대중적으로 인정받은 음악들이 오히려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즐겨 듣는 음악이 아닌 팬이 많은 아이돌의 음악이 선택 받는 상황은 신뢰도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집계 오류가 잦아지며 공정성 논란도 자주 불거지고 있다. 이번 ‘더쇼’ ‘뮤직뱅크’ 논란에 앞서 지난해 6월 케이블TV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는 부정투표 논란이 일었다. 당시 1위 후보는 최정상급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빅뱅과 엑소였다. 이에 앞서 지난 2013년 4월에는 케이윌이 들고 있던 MBC ‘쇼 음악중심’ 트로피가 몇분 사이에 인피니트에게로 넘어가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해프닝)도 있었다.

자연스레 필요성 여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0~2%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의 1위에 집착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음원차트 1위가 가진 영향력이 거세지며 음악방송 1위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는 상황을 예로 든다.

물론 음원차트 순위 역시 팬덤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대중성’을 지닌 음악이 차트를 새로 쓰는 게 일반적이다. 아이돌들의 전유물이 된 음악방송 1위와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연예 기획사와 광고계 관계자들 역시 음원차트 순위에 더욱 더 관심을 보이는 추세다.

순위제를 유지해야한다는 이들은 K팝의 발전을 위해 순위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순위 다툼이 K팝 가수들끼리의 자존심 싸움으로 연결,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이들은 음악방송의 시청률이 하락세를 타고 있는 상황 속, 순위 선정은 시청자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또 일부에서는 가수들에게 1위 ‘타이틀’, 일종의 ‘스펙’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을 순위제가 필요한 이유로 꼽는다.

이렇듯 순위제를 둘러싼 의견 다툼이 팽팽하다. 정작 콘텐츠를 만드는 방송사들 입장에서는 음악방송 자체를 폐지할 수 없다면 순위제 역시 포기할 수 없다는 게 주요한 입장이다. 이들은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역사 등에 대해 언급하며 순위제의 긍정적인 면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버릴 수 없다면, 잡음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브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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