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강남.. 연예기획사 '성수동 시대'

안진용 기자 2016. 6. 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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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성수동 시대’ 개막을 눈앞에 뒀다.

유력 연예기획사인 SM, JYP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압구정동 일대에 진을 치고 있던 연예기획사들이 강 건너 성동구 성수동 일대로 몰리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신세대가 몰리는 ‘핫 플레이스’를 중심으로 부흥하고, 새로운 ‘문화 1번지’를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성수동 시대 개막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성수동 시대의 첫 삽은 걸그룹 걸스데이, MC몽 등이 속한 드림티엔터테인먼트가 떴다. 지난해 9월 성수동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 빌딩을 109억 원에 매입 후 사옥으로 쓰고 있다. 걸스데이의 멤버인 혜리가 올해 초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마친 후 사옥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 비스트와 포미닛, 비투비 등을 보유한 상장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역시 최근 성수동에 터를 잡았다. 2008년 청담동에 문을 연 후 JYP, FNC엔터테인먼트 등과 불과 반경 300m 내에 위치해 한류를 좇는 해외팬들이 반드시 방문하는 ‘트라이앵글 존’을 구축하던 큐브가 사옥을 이전한 것은 업계 내에서도 꽤 의미 있는 행보로 비친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청담동, 압구정동을 벗어난 ‘탈(脫)강남’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걸그룹 EXID, 씨클라운과 작곡가 신사동호랭이 등이 몸담고 있는 바나나컬쳐 역시 성수동 가족이다. 해외시장을 주로 공략하는 배우 수현과 다니엘 헤니가 속한 에코글로벌그룹, 오달수와 강신일, 김영애 등의 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배우 최정원과 고은아 등을 보유한 지호엔터테인먼트 등도 성수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성수동이 새롭게 각광 받는 이유는 비교적 저렴한 임차료와 접근성이다. 강남 일대 사무실은 유지비가 많이 드는 반면 신축 건물이 많은 성수동에서는 입주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강남에 비해 낮은 임차료로 더 넓은 사무실을 쓸 수 있다”며 “건물이 깨끗하고 강남에 비해 붐비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성수동은 교통편이 좋다. 성수대교·영동대교와 인접해 곧바로 엔터테인먼트 관련 인프라가 많은 강남에 닿을 수 있고, 강변북로 진입로도 가까워 여러 방송사가 위치한 여의도나 상암동으로 가기 편하다.

주요 연예기획사들의 성수동 진입은 단순한 밀집 효과를 넘어 지역 경제도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청담동, 압구정동에 이어 힙합과 인디 문화가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매김하며 YG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여러 연예기획사가 모여 있는 홍대와 합정동 일대가 한층 더 번성했듯 성수동은 새로운 핫 플레이스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최근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는 성수동을 중심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인파가 몰리면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이 지역에 대한 투자 효과 역시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드림티엔터테인먼트 나상천 이사는 “소규모로 운영되던 연예기획사들의 영향력과 규모가 커지며 유지비가 비싼 강남을 벗어나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지역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성수동이 그 대안으로 떠올랐고 향후 더 많은 연예기획사가 성수동을 터전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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