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현> 1만 돌파..달변가 노무현이 그립나요?

성하훈 2016. 10. 30. 16: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에 재평가되는 노무현.. 다큐 흥행 기준 1만 돌파

[오마이뉴스 글:성하훈, 편집:김윤정]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포스터
ⓒ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제작위원회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가 개봉 4일째인 29일, 독립다큐멘터리 흥행 기준인 1만 관객을 돌파했다. 50개 안팎 스크린에서 하루 100여 회 정도 상영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1만 관객을 가볍게 넘기며 흥행에 탄력을 받고 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흥행 가능성이 낮게 평가됐기 때문인지, 대도시 상영관들은 상영관 배정에 인색했다. 3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1억 넘게 모아준 돈으로 만든 영화지만, 제작진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차마 밝힐 수 없는 외부세력에 의한 압력도 받았고 근거 없는 조롱도 많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 제작에 관여한 한 영화계 인사는 "대기업 상영관들이 60개 이상 열어주기로 했다가 10개만 열거나, 배급위원회의 호소에 뒤늦게 찔끔 스크린을 배정했다"면서 "일부 상영관의 경우 프로그램 선정 담당자가 책임을 지는 조건으로 극장을 열어준 곳도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일반적인 독립영화 배정보다 못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관객들의 관심과 열기가 예상을 뛰어넘었다.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1위로 시작했으나, 이튿날 7위로 4계단이라 상승하며 10위권에 진입했다. 이후 비슷한 순위를 유지하며 1차 관문인 1만 관객을 가뿐히 돌파했다. 흥행 척도인 좌석점유율은 평일에도 기준선인 15%를 넘기고 있다.

이 덕분인지 상영관도 소폭 증가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배급위원회는 "28일부터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상영관 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대기업 멀티플렉스가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을 추가로 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 달변가 노무현 소환

 <무현, 두 도시 이야기>의 한 장면. 2000년 16대 총선에서 연설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
ⓒ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제작위원회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2000년 16대 총선에서 사지와 다름없는 부산에 출마했던 노무현과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여수에서 출마했던 백무현의 이야기를 담았다. 2016년 백무현의 선거운동 과정은 제작진이 직접 촬영했고, 2000년 노무현의 선거 운동 과정은 당시 촬영된 자료화면을 통해 전달한다. 여기에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지근거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정치인 노무현에 대한 인연과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모습 등으로 구성됐다.

2000년과 2016년이 교차 편집된 영화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2000년 국회의원 선거운동 모습은 그간 공개되지 않은 화면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검게 탄 얼굴로 주민들과 만나며 그가 평소 강조하던 말을 단호하고 강단 있게 외치는 모습은 그간 잊고 있던 노무현을 추억하게 하기도 한다.

비록 2000년 노무현과 2016년 백무현 모두 총선에서 졌지만, 패배가 확정된 이후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다짐하는 모습은 서민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여준 논리정연하고 거침없는 연설 역시, 최순실에게 연설문 도움을 받아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도 크게 비교된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요즘 같은 시국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니 그립다", "생각보다 영화가 훨씬 재미있었고 또 감동적이었다, 상영 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켰고 또 종료 후에는 일제히 박수를 쳤다"는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한 관객은 "노무현의 유세 연설 영상이 나올 때마다 '이 사람 괜히 달변가가 아니구나' 느꼈다"면서 "듣는 내가 설득당할 정도로 말을 정말 잘하더라. 들으면 들을수록 속 터지는 누구하고는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과 최순실 게이트 파문이 인간 노무현을 소환하는 모양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응원하는 방법!
☞ 자발적 유료 구독 [10만인클럽]

모바일로 즐기는 오마이뉴스!
☞ 모바일 앱 [아이폰] [안드로이드]
☞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