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TV]'그것이 알고싶다' 기상천외한 선거방해 공작, 감시할 이유

뉴스엔 입력 2017. 2. 12. 07: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이민지 기자]

선거를 방해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2월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작전:설게된 게임-디도스 사건의 비밀에서는 선거를 방해하는 다양한 공작들이 소개됐다.

먼저 언급된 것은 디도스 공격. 이는 지난 2011년 10월 26일 있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가 해킹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당시 투표소가 대거 바뀌었지만 선관위 홈페이지 중 투표소 검색 코너만 디도스 공격을 받아 투표소를 확인할 수 없었다. 바뀐 투표소도 투표를 하기에 적절치 않은 곳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을 한 인물들은 20대 해커들이었다. 대구에서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던 강모 대표 일행은 서울 고급 빌라에서 합숙을 하고 있었고 누군가의 지시 아래 선관위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했다.

피의자 강대표 지인인 김성호 목사는 "도와주는 정치인들이 있다고 했다. 그분들이 자기들에게 요청한 일이 있는데 그 일을 잘 수행하면 자기네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기로 했다는거다"고 말했다.

당시 필리핀에 있던 강대표에게 전화를 건 인물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관 공현민 씨였다. 공현민 씨의 전화를 받은 강대표는 서울에 있던 직원들에게 디도스 공격을 지시했고 직원들은 새벽에 1차 디도스 공격으로 실험을 한 후 선거가 진행되는 시간 디도스 공격을 했다.

당시 공현민 비서관의 나이는 27세. 수행비서일 뿐인 20대 비서관이 혼자 지시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는 의혹이 계속됐다. 윗선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 공현민 비서관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보좌관 김씨와 만난 후 자신이 술김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디도스 특검팀까지 꾸려졌지만 검찰은 윗선의 존재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당시 윗선에 대한 기자들의 의혹에 검찰 측은 "윗선은 없고 검찰은 특히나 윗선을 밝히는건 신의 영역이다"는 말을 남겼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 보좌관 김씨가 최구식 의원에게 공현민 비서를 소개했고 공현민 비서는 강대표에게 디도스 공격을 지시했다. 그런데 보좌관 김씨의 공모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최구식 의원,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지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디도스 사건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선거를 흔드는 국헌문란이다. 그리고 제기된 의혹은 지금까지도 속시원하게 풀리지 않고 있다. 올해는 새로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과거에 풀지 못한 의혹을 해소해야 다가오는 선거에 의혹이 한치도 없을거라는 것이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선거 방해 공작을 파헤치기로 한 이유다.

그렇다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일 당시 왜 투표소가 대거 변경된 것일까. 선관위 측은 재보궐선거일은 공휴일이 아니라 학교나 공공기관 등 기존 투표소의 사용이 불가피하면 변경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경된 투표소는 안내없이 찾아가기 어렵거나 투표 장소로 적절치 않은 곳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당시 디도스 공격으로 홈페이지에서 투표소 찾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터널을 막는 선거 방해 공작 의혹도 있다.

2011년 4월 경남 김해의 재보궐 선거. 당시 경남 김해을은 가장 치열한 전쟁터라는 평가 속에 관심이 집중됐다.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와 범야권 이봉수 후보가 맞붙었던 상황이다.

이 투표에서 창원터널은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김해에 거주하고 창원에 출퇴근 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창원터널을 이용했기 때문. 야권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이 많은 이들은 공휴일이 아닌 재보궐선거의 특성상 오전 일찍 출근해야 했고 퇴근 후 돌아와 투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퇴근하고 넘어올 때 창원터널이 막히면 선거의 게임이 끝난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창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창원터널 감시장까지 결성했다. 문제는 선거 당일 경찰이 사선 하나를 막고 공사를 해 오후부터 차가 막혔고 같은 차가 왔다갔다 하다 시민 감시단에게 적발되기도 했다. 여기에 창원터널을 정체시키기 위해 사람이 동원됐다는 제보까지 나왔다.

이 일들이 사실이라면 가장 깨끗해야 할 선거에서 가장 지저분한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그 싸움으로 인한 피해자는 누구인 걸까.

박원순 서울시장은 "더 큰 피해자는 국민들이다. 국민의 투표권, 주권행사를 방해한 행위니까 지금이라도 제대로 수사를 해야 된다. 그리고 이런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심각하게 다뤄야지 이런게 그냥 지나가면 더 큰 선거조작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의 근간을 흔드는 디도스 공격은 술김에 한 행동으로 부정선거 진술은 떠도는 소문으로 묻혔다. 그리고 부정선거 의혹은 개개인의 실수, 일종의 음모론으로 치부됐다. 선거 당시엔 떠들석 하다가도 선거 결과가 나오면 조용해진다.

부정선거 의혹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1987년 12월 18일 아침 서울 구로구청 옥상에서는 백골단이라 불린 시위진압대가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푝행했다. 이는 87년 12월 13대 대통령선거 당시 불거진 부정투표 논란 때문이었다. 투표가 종료되기 7시간 전 부재자 투표함과 선거인부가 빵과 함께 빼돌려지다 시민들에게 발견된 것이다. 당시 선관위 사무실에서는 빈 투표 용지가 다수 발견됐고 노태우 후보에 도장이 찍힌 용지들도 발견됐다.

시민들이 구로구청으로 몰려 들었고 투표함을 사수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투표함을 지키려 했지만 백골단이 투입됐고 구로구청은 전쟁터가 됐다. 그리고 투표함과 함께 부정투표 의혹도 봉인됐다.

2016년 7월 87년 투표함이 세상에 공개됐다. 87년 투표함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까지 동원돼 조심스럽게 열린 투표함에는 군 부재자 투표지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군 부재자 투표함 속 투표용지를 살펴본 결과 73.8%가 노태우 후보를 찍은 것이었다.

서복경 교수는 "당시 최소한 군대 내부에서 진행된 부재자 투표는 자유럽거나 비밀투표 같은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다"고 말했다.

당시 선거를 담당한 행정병 이병옥씨는 "선거 전 부대 안에 투표소를 설치하는데 각 부대에 선거 업무 하는 사람들을 불러서 교육을 시켰다. 부대 내에서 투표한 뒤 봉투에 넣어 봉인해 투표함에 넣는데 물풀을 나눠주면서 풀을 반을 버리고 물을 타라고 했다. 누군가 중간에 열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의심들을 했다"고 밝혔다.

김상중은 "과거 사건을 통해 우리가 돌아보야 할 것은 누가 당선되느냐 보다 어떻게이다. 선거가 민주주의 꽃이라 불리기 위해 당선 결과보다 어떻게 돵선되는지 절차의 공정성을 바라봐야 한다. 결과에 승복하기 위해서는 절차에 공정성이 지켜져야 한다. 거짓된 결과는 국민의 몫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직하고 성실하고 정의롭고 능력있는 지도자를 선택하는건 결국 국민 개개인의 책임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끊임없는 질문이 필요하다. 기원전 400년 민주주의가 시작된 그리스의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하면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투표와 감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SBS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선거디도스의 검은 그림자 추적, 제3의 설계자 누구인가?(그것이 알고싶다)송가연 인터뷰 추가 공개 “강간한 사람이랑 결혼 묻나”‘뉴스와이드’ 안철수 김미경 부부, 대담 프로 첫 동반출연설리, 팔다리-얼굴까지 잘린 인형 사진 SNS 게재 ‘무슨 뜻?’“정치만이 나라 바꿀 힘” 조인성 한재림 안희정 ‘더 킹’ 사이다 토크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