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 누군가 '국민예능'을 묻거든, '무한도전'을 보게 하라
[서울경제] 올해로 11년차, 멤버들의 평균 나이는 어느새 마흔을 넘긴 장수 프로그램 ‘무한도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핫’하고 ‘힙’하다.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이 피고 지는 동안에도 트렌디함을 유지했다. 적잖은 논란과 짧지 않은 공백기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3일 발표된 TV화제성 비드라마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일주일동안 온라인 뉴스, 블로그, 커뮤니티, SNS, 동영상 등에서 네티즌 반응을 분석한 결과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분석한 2017년 4월 국내 예능프로그램 브랜드평판에서도 ‘무한도전’이 1위를 차지했다. 3월과 비교해서 평판지수는 29.55%나 상승했다. 가히 ‘국민예능’ 다운 인기다. 무엇이 ‘무한도전’을 국민예능 위치에 올려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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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린 분야도 다양하다. 우선은 환경 문제다. 지난 2010년 방송된 ‘나비효과’ 특집이 그렇다. 모두가 심각성은 알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실천하지 않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경각심을 안겼다. 멤버들은 각각 북극과 몰디브로 꾸며진 공간에서, 실생활 속 아무렇지 않게 했던 행동이 어떤 문제를 낳는지 몸소 체험했다. ‘서울’의 길이 냉장고를 오래 열어 놓으면 탄소 경보가 울리며 ‘북극’의 얼음이 녹고, ‘몰디브’는 물에 잠긴다. ‘무한도전’다운 기발한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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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역사를 조명한 방송 중 ‘무한도전’을 빼놓을 수 있을까. 지난 2015년 방송된 ‘배달의 무도’에서 멤버들은 일본의 우토로 마을과 하시마 섬을 찾았다. 하시마 섬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강제 징용의 역사가 새겨진 뼈아픈 곳. “죄송합니다. 너무 늦었습니다”라는 한마디로 예능 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전했다. 글로벌 인권단체 앰네스티 한국지부는 “‘무한도전’이 남다른 시선으로 인권의 가치를 세상에 알렸다”며 특별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7주간의 공백기를 갖기 직전, 지난해 말에는 ‘위대한 유산’ 특집을 선보였다. 역사와 힙합이라는 어디서도 볼 수 없던 특별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것. 2013년 ‘TV특강’ 특집에서 아이돌을 대상으로 진행한 역사 강의를 확장시킨 모양새였다. 우선 당시와 마찬가지로 한국사 강사 설민석을 초빙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 강의를 펼쳤다. 이후 독도, 세종대왕, 이순신, 안중근과 의열단, 윤동주 등 역사책에서 접했던 키워드를 랩에 녹여내며 한국사를 친숙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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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1일, 무한도전은 ‘국민내각’ 특집으로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오프닝에서 유독 길었던 겨울을 언급한 ‘무한도전’은 실제로 지난 겨울부터 이어지고 있는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 등 혼란스런 정국 속 국민들이 가지고 있던 갈증을 채웠다.
이번 특집은 방송 전부터 이미 심상치 않은 낌새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자유한국당이 ‘국민내각’ 특집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 ‘무한도전’ 측에서는 각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국회의원을 섭외했다고 했으나, 자유한국당에서는 각 당에 공정하지 않은 섭외였다고 이유를 댔다.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방송은 예정대로 전파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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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실제 국회의원을 데려와 국민이 요구하는 것들을 법으로 보장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김현아(자유한국당), 이용주(국민의당), 오신환(바른정당), 이정미(정의당)는 각각 자신의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답변을 내놓았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의 전문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됐다.
물론 ‘무한도전’이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어느 때는 시청자들의 외면 속 최저 시청률을 찍기도 했고, 어느 때는 고정 멤버가 일으킨 사회적 물의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의 모든 도전이 성공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국민예능이라 불린다. 외면하지 말아야 할 가치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이끄는데 주저함이 없었기에 그렇다. 매주 토요일, 습관처럼 ‘무한도전’을 기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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