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멍' 때려야 하는 이유

2017. 9. 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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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또렷한 정신으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피트니스 센터에 가는 것만큼 열성적으로 멍 때리기 시간을 사수하라.

당신도 혹시 ‘스몸비’인가? 스마트폰과 좀비를 합친 ‘Smombie’는 길을 걸을 때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24시간 동안 디지털 디바이스에 얽매여 사는 현대인들에겐 뇌가 쉴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멍 때린다”라고 말하는 순간이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행위라는 뜻. 

스마트폰으로 웹 서핑이나 게임을 하는 것이 일에서 잠시 벗어난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의 뇌는 그 순간에도 무수한 정보에 노출된다.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뇌의 휴식 시간을 소홀히 할 경우 뇌가 피로해지면서 전두엽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집중력이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예전엔 시간 낭비로 여겨졌던 ‘멍 때리기’의 필요성은 무수한 의학적 연구로 입증되고 있다. 워싱턴 대학교 의대의 마커스 레이클 박사는 “뇌는 사용할수록 활성화된다”는 기존 이론을 뒤집고 “인간의 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일 때 오히려 활성화되는 영역이 있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고 하는데, 컴퓨터를 리셋하면 초기 설정 상태로 돌아가는 것처럼 인간의 뇌도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면 피로가 쌓이기 전 상태로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나 TV, 스마트폰이 손 닿는 곳에 있는 환경에선 멍 때리기가 쉽지 않아요. 버스에서 창밖을 보기도 하고, 집에 있는 식물을 응시하기도 하지만 지속 시간이 짧은 게 사실이고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스마트폰은 집에다 두고 집 근처의 공원이나 한강 변을 일부러 찾아요. 좋은 경치가 바라다보이는 벤치를 정해두고 1~2시간 정도 물이 흐르고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같은 것에 오랫동안 시선을 두죠. 그러면 요가를 열심히 한 뒤 느끼는 개운함만큼이나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편해져요.” IT기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회사원 신혜선 씨의 말이다. 마음사랑병원의 정신과 전문의 박종석은 ‘멍 때리기’를 시도할 때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뇌를 쉬게 하는 멍 때리기는 그냥 아무 노력이 필요 없는 일반적인 휴식이 아닙니다. 이 행위는 외부 자극을 의식적으로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하려고 애쓰면 오히려 에너지가 소모되고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단순한 멍 때리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이완과 명상을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에디터 류진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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