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죽음의 공포 '가위눌림(수면마비)'에서 벗어나려면?

김선희 2015. 5. 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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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눌림은 꿈꾸는 수면 단계(렘수면) 직후에 골격근의 마비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의학적으로는 '수면마비(sleep paralysis)'라 한다.

인체는 잠을 자는 동안, 특히 꿈을 많이 꾸게 되는 렘수면 단계에서 꿈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겨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 위해 근육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하여 마비시킨다.

정상 수면 리듬에서는 이것이 크게 문제를 유발하지 않으나 여러 이유로 이 렘수면 단계에서 의식이 깨어나게 되면, 호흡근과 눈근육을 제외하고는 전부 마비가 와서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고, 말을 하거나 숨을 크게 쉬지 못하는 상태가 되며, 귀신을 본다거나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환각에 사로잡혀 매우 당황하거나 불쾌감이 들게 된다.

가위눌림의 어원은 자는 사람을 누르는 귀신을 뜻하는 '가위'에 눌린다는 의미와 우리말의 가운데를 의미하는 '가위'가 눌린다는 의미 등이 제기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 허준도 '가위눌림'을 귀염(鬼魘)이라 하여 귀신이 압박하는 증상으로 보고 "잠들었을 때는 혼백이 밖으로 나가는데 그 틈을 타서 귀사가 침입하여 정신을 굴복시키는 것"이라 설명하면서 긴급 대응법으로 "불을 비추거나 앞에서 갑자기 부르면 죽을 수도 있다. 이때는 오직 그 사람의 발뒤꿈치나 엄지발가락 발톱 근처를 아프게 깨물어 준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 가위에 잘 눌리는 이유는?

정상적인 렘수면중에는 호흡근과 눈을 움직이는 안근육을 제외한 모든 근육의 긴장이 풀려 힘이 빠지는데, 이 상태에서 잠을 깨게 되면 수초~수분간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주로 수면주기가 불규칙하고, 수면장애가 있거나 스트레스, 피로 등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동반되면 가위눌림 즉 수면마비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런 수면마비 자체가 비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것이 수면장애를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반복되는 가위눌림 증상과 함께 갑자기 짧은 시간 동안 근육에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두통, 주간수면과다증 등과 동반되는 겨우 진료가 필요하다.

- 수면-각성 주기의 교란 상태: 불규칙한 수면주기, 수면 부족, 시차적응기간, 기면증, 불면증, 교대 근무, 야간근무 등- 학업, 시험, 취직, 가족갈등 등 심리적 스트레스- 피로- 똑바로 누워 자는 자세: 수면 자세 중 똑바로 누워 자는 자세를 취할 때 수면마비가 잘 생긴다고 전해진다.

▲ 드물게 유전성도 있는 수면마비, 기면병 신호일수도

수면마비는 잠들기 전 깨어 있을 때나 잠에서 깨어날 때 발생하며, 흔히 소음이나 외적 자극에 의해서 혹은 다시 잠에 빠져들면서 저절로 해소된다. 정상적인 경우에도 한 번쯤 경험하며, 특히 불규칙한 수면습관을 가지는 경우 더 흔한 편이다.

격리형(일시적인) 수면마비= 흔히 아침에 잠에서 깰 때 나타나는 것으로 다른 장애와 연관성 없이 일시적으로 나타난다. 전체 인구의 약 40~50%에서 일생에 한 번 또는 몇 번 겪을 수 있으며, 특히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나타난다. 만성화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흔히 치료가 불필요하다.

가족형 수면마비= 문헌에 단지 몇 건의 사례만 보고될 정도로 극히 드문 형태로 X염색체 우성으로 유전적으로 전해지며, 수면마비가 단독으로 발생할 수 있다.

기면병에 의한 수면마비= 수면-각성기전의 문제로 주간 졸림증과 비정상적인 렘수면을 보이는 기면병의 증상으로 수면마비가 나타난다. 기면증 환자의 20~40%에서 수면마비를 동반하며, 수면마비가 만성화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 수면마비 치료는 어떻게?

수면마비가 만성화를 띠고, 가족형 수면마비, 기면병인 경우에는 약물 요법과 정신치료가 필요하다.

기면병은 낮에 지나치게 졸립거나 수면마비 경험이 잦다거나 하는 증상과 함께 다원수면검사 상 렘수면에 도달하는 시간을 재는 검사법 등을 통해 확진 받을 수 있다.

기면병 치료는 낮의 졸림을 줄여주는 각성제, 탈력발작을 예방하고, 숙면을 유도하는 세로토닌이 기능을 강화하는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하고, 정해진 시간에 짧은 낮잠을 자는 등 행동 치료요법이 필요하다.

▲ 수면마비에 빠지지 않으려면?

가위눌림을 경험한 시기에 대해 조사한 결과, 매우 피곤할 때(41.5%),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34%), 잠이 부족했을 때(31.1%), 공포영화나 무서운 장면을 목격했을 때(16%) 등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상 수면리듬을 유지하고, 숙면을 유도할 수 있는 생활습관과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한다.□ 무섭고 잔인하고 난폭한 영화, 방송프로그램, 소설 등을 피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잘 해소한다.□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그러나 숙면을 방해하는 잠자리 1~2시간 전에 하는 운동은 피한다.□ 저녁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다.□ 수면제 효과가 있는 세로토닌 생성물질인 트립토판이 풍부한 바나나, 키위, 파인애플 등을 자주 먹는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음주나 흡연을 하지 않는다.□ 하지불안증후군, 우울증 등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김선희 건강의학전문기자 sunnyk@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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