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NGO에서 일하는 그녀들을 만나다

2014. 6. 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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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좋은 일이라면 언제나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당신. 직접 기업이나 단체를 설립하지는 않더라도 핵심 구성원으로서 커리어를 쌓아보는 것은 어떨지? 빈곤·환경·재난 문제 등을 해결하는 NGO 단체나 사회적 기업의 일원으로 시대적 고민을 현장에서 풀어가는 리얼 걸 6명의 인터뷰를 참고하시라. ::NGO, 직장, 커리어, 사회적 기업, 인터뷰, 비즈니스, 여성, 코스모폴리탄

"아름다운 사람들의 기부를 통해 아름다운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손영주(31세, '아름다운 재단' 모금국 모금팀 간사)

'함께 사는 사회로 가는 나눔의 생활화'라는 미션으로 아름다운 기부 문화를 선도하는 '아름다운 재단'. 그곳에서 아름다운 통로로 활약하고 있는 손영주 간사를 만났다.

작년부터 '아름다운 재단'에서 일했죠. 일반 기업에서 이곳으로 이직한 계기가 뭐였나요?

스포츠 의류 기업에서 3년간 일하다가 내가 진짜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뒀어요. 그리고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죠. '아름다운 재단'이 바로 그런 회사였어요.

막상 일해보니 어땠나요?

봉사에 가까운 일이니 전문성보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이 분야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열정과 끈기, 창의성까지 갖춘 동료들을 보며 저도 노력하고 있죠.

모금팀 소속인데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주로 기부자들을 만나는 일을 해요. 기부자들이 어떤 뜻으로 기부를 하고 싶어 하는지 이야기를 듣고 기부금이 수혜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요. 일종의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아름다운 통로의 역할을 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예전에 '나는 반대합니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보육 시설 아동들의 급식비가 한 끼에 1천5백원 정도인데 너무 열악한 액수잖아요. 전국 보육원의 급식비를 올리려면 3백억원이 필요한데 저희가 그런 큰 금액을 모금할 수는 없으니 캠페인 금액으로 3억5천만원을 정했어요. 그 돈을 모아서 두 곳의 보육원에 급식비로 기부하는 것이 목표였죠. 그런데 캠페인 마감 기간이 다가왔는데 1억 정도가 모자란 거예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마감 3일 전에 갑자기 7천7백만원이 입금됐어요. 알고 보니 배우 유아인 씨가 우연히 그 캠페인을 보고 입금한 거였죠. 왜 1억이 아니라 7천7백만원이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하면 다른 많은 사람이 동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대요. 그런데 정말 그다음부터 팬들이 엄청나게 기부를 해 결국 3억7천만원을 모았어요. 기부 그래프가 마구 올라가는 그 순간 정말 뿌듯했죠.

정말 멋진 일이네요. 앞으로 국내에서 기부 문화가 더 활성화되려면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우리나라에서 기부는 일종의 이벤트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많은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 꾸준히 기부하는 분들이 별로 없어요. 선진국처럼 기부 문화가 좀 더 체계화되고 전문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름다운 재단'에서는 기부 문화에 관한 석·박사 연구 공모전도 진행하고 있죠. 이런 노력이 계속 발전되고 쌓이다 보면 우리나라에도 전문적인 기부 문화가 자리 잡게 되지 않을까요?

"뜻밖의 재난을 당해 고통을 겪는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강세현(27세, '희망브리지' 대외협력팀 대리)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며 '공익을 위해 내가 배운 지식을 사용해야겠다'는 뜻을 품은 강세현 대리. 그녀는 전국 재해 구호 협회 '희망브리지'에서 NGO 홍보 전문가로서의 꿈을 펼치고 있다.

'희망브리지'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희망브리지는 갑작스러운 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웃을 돕기 위해 설립된 단체예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이재민들을 위한 긴급 구호 활동, 재해 지역 복구 사업 등을 하죠. 저는 대외협력팀 소속으로 언론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재해를 겪은 이웃을 돕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렵나요?

사실 재해가 발생한 직후에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이슈화가 되잖아요. 하지만 재해를 당하신 분들은 그런 이슈화가 끝난 다음 고통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요. 관심 밖으로 사라지니 도움의 손길도 부족하고 생계 복구도 잘 이뤄지지 않죠. 보통 학계에서는 재해를 잊고 이전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려면 평균 5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해요. 그러니 계속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죠. 저희는 지속 돌봄 사업을 통해 그들을 꾸준히 지원하지만 돕는 손길이 부족해 어려움을 느끼기도 해요.

앞으로 '희망브리지'를 통해 이루고 싶은 일이 있나요?

아직 재해 구호라는 분야가 일반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렵고 멀게 느껴질 수 있잖아요. 재미있는 홍보 캠페인을 만들어서 좀 더 많은 이들이 재해 구호에 대해 친숙하게 느끼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그런 일을 기획하고 싶어요.

"잡지를 통해 노숙인이 자활에 성공할 때 뿌듯해요"

이선미(28세, < 빅이슈코리아 > 영업팀장)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대중문화 매거진 < 빅이슈코리아 > . '빅이슈 판매원'들을 관리하며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선미 팀장을 만났다.

지하철역이나 거리에서 많은 노숙인들을 보지만 그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먹기는 쉽지 않잖아요. 어떻게 그들을 돕는 일을 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했나요?

어느 순간부터 거리에 계신 분들을 볼 때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어떤 형태로든 그분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차에 2010년 한국에서 < 빅이슈코리아 > 가 창간됐죠. 그때부터 4년째 일하고 있어요.

어떤 식으로 노숙인들의 재활을 돕나요?

저희가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빅이슈 판매원' 구인 전단지를 나눠주면 그것을 보고 찾아오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께 저희 잡지 10권을 무료로 드리죠. 10권을 팔면 5만원의 수익이 생기거든요. 그러면 그 돈으로 다시 잡지를 구입해 판매를 나가고, 저축하고, 또다시 판매를 나가고. 그렇게 6개월간 성실하게 판매하면 저희가 주거복지재단과 협력해서 임대주택을 지원해드려요. 그런 식으로 자립을 돕는 거죠.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노숙인분들이 '빅이슈 판매원'으로서 열심히 일해서 임대주택에 입주하는 날이 정말 기쁘죠. 얼마 전, 임대주택에 입주한 판매원분이 그러더군요. "행복이 어떤 느낌인지 잊고 있었는데 10년 만에 그 느낌을 다시 찾았다"라고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저도 감격스럽죠. 한 가장이 다시 사회로 돌아오고, 한 가정이 다시 서는 일을 지켜보는 것은 세상 그 어느 것보다 가치 있는 일이거든요.

"나무로 가득한 초록별을 만들고 싶어요"

이한나(26세, '트리플래닛' 커머스팀 사원)

게임에서 가상의 나무를 심으면 실제 세계에서 진짜 나무 한 그루를 심어준다. 게임을 통해 세계 각지에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는 기업 '트리플래닛'. 이곳에서 친환경에 대한 꿈을 펼치는 이한나 사원을 인터뷰했다.

첫 직장을 '트리플래닛'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내가 하는 일이 이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만족감을 얻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사회적 기업인 '트리플래닛'에 대한 소개 기사를 보게 됐는데 게임을 통해 나무를 심는다는, 재미있으면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콘셉트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북극곰을 살리고 싶어요'라고 쓴 이력서를 제출했죠. 하하.

게임을 통해 나무를 심는다니, 정말 기발한 친환경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나무를 심게 되나요?

스마트폰에 '트리플래닛' 앱을 다운받으면 나무를 키우는 게임을 할 수 있어요. 열심히 클릭해서 나무 한 그루를 키우는 거죠. 한화 로고가 박힌 비료를 주고, 더블에이 로고가 박힌 물조리개로 물을 주는 식으로 열심히 클릭해서 키우면 광고비가 책정돼 실제로 나무 한 그루를 심을 돈이 모이게 되거든요. 그러면 저희가 그 비용을 가지고 mou를 체결한 정부 기관이나 기업의 땅에 직접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거죠.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나무 심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들었어요.

오프라인에서는 스타 숲 사업을 펼치고 있어요. 팬클럽이 돈을 모아서 스타의 이름으로 나무를 심어주는 사업이에요. 최소 5백만원이 모이면 스타 숲을 조성할 수 있죠. 최근에는 서울대공원에 이효리 숲, 강남에 엑소 백현 숲이 조성됐어요. 해외 사막에 나무를 심는 일도 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중국 사막에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현장에 갔는데, '아,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자부심이 느껴졌죠.

'트리플래닛'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뭐예요?

'트리플래닛' 게임이 1·2탄에 이어 3탄이 출시됐거든요.1·2탄은 그냥 나무를 키우는 게임이었는데, 3탄은 사막 몬스터 같은 숲을 파괴하는 요소들과 싸우는 거예요. 이 게임이 인기를 얻어 해외에도 출시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전 세계에 가장 많은 나무를 심는 기업이 되는 것이 '트리플래닛'의 목표이자 저의 목표랍니다.

"마이크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주고 싶어요"

홍미영(35세, '마이크임팩트' 매니지먼트 디렉터)

< 청춘 페스티벌 > < 열정락서 > < 남자의 자격 강연 콘서트 > …. 2030 젊은 세대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이 강연 페스티벌을 기획한 곳은 바로 국내 최초의 강연 콘텐츠 전문 기업, '마이크임팩트'. 강연을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명을 가지고 일한다는 홍미영 디렉터를 인터뷰했다.

'마이크임팩트'의 설립 초창기부터 함께했죠. 이전 회사에서 이곳으로 이직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요?

예전에는 CEO분들을 교육하는 연구원에서 일했어요. 7년 정도 일했는데,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마이크임팩트'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죠.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 같은 긍정적인 임팩트를 준다'는 기업의 비전이 마음에 들었어요. 우리나라에도 좋은 강연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우리 사회에 강연 문화가 활성화되는 것이 어떤 측면에서 기여한다고 생각하나요?

좋은 멘토의 강연은 한 사람의 꿈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거든요. 저희는 '한 사람의 가치는 그 사람이 세상에 미친 긍정적 영향력의 총합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니 강연을 통해 변한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가 합해지면 사회에 엄청난 긍정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거죠.

강연 매니지먼트 디렉터로 일하는데,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연예인들을 관리하는 기획사가 있는 것처럼 강연자들도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든 부서예요.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훌륭한 강연자들의 스케줄 관리도 하고 강연자와 함께 좋은 강연을 기획해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하죠.

앞으로 '마이크임팩트'를 통해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요?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까지 강연 문화가 확산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의 청춘들에게도 멘토링이 정말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앞장서 '강연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싶어요. 강연을 통해 아시아 전역의 청년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꿈을 얻으며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그런 날을 꿈꾸죠.

"공정 무역을 통해 극빈국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홍진(30세, '페어트레이드 코리아 그루' 무역팀 사원)

대형 SPA 브랜드에서의 커리어를 접고, 그와 정반대인 슬로 패션을 지향하는 공정 무역 패션 브랜드 '그루'로 이직한 홍진 사원의 커리어 스토리를 들었다.

대기업을 그만두고 규모가 작은 사회적 기업으로의 이직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마음이었나요?

이전 회사에선 월급은 많이 받지만 보람을 못 느꼈어요. 바쁘게 돌아가는 시스템 속에서 저는 그저 하나의 부속품 같았죠. 평소 '나누는 삶'을 펼칠 수 있는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고 있었어요. 의류 브랜드에서 일한 경력을 살리는 동시에 나누는 삶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그루'가 바로 최적의 기업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경력직을 구하는 공고를 보게 됐죠.

'그루'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요?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등 극빈국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거예요. '그루'와 계약을 맺은 생산자 단체에 소속된 현지 여성들이 저희 디자인팀에서 제작한 옷과 액세서리의 도면을 보고 그대로 제작하면 저희가 그것을 국내에 판매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죠. 저는 무역팀 소속으로 국내 디자인팀과 현지 생산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어요.

사회적 기업으로의 이직을 후회하거나 힘들게 느낀 순간은 없었나요?

물론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에 대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고 업무량도 많지만 제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스러워요. 최근에 네팔로 출장 가서 현지 생산자들을 직접 만나고 왔는데 보람이 있었어요.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틈틈이 뜨개질을 하며 하나의 옷을 완성하는 여성들을 만났는데, 비록 속도도 느리고 서툰 솜씨지만 최선을 다하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니 '일할 맛 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분들을 떠올리며 일해요.

'그루'와 같은 공정 무역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면 어떤 내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밸런스를 잘 맞출 줄 알아야 해요. '사회를 바꿔보리라'는 포부만으로 영리를 포기하는 태도를 가져도 안 되고 너무 기업적인 마인드로 사회적 가치를 무시하는 태도도 방해가 되죠. 두 가치의 밸런스를 잘 유지해야 해요. 가장 중요한 건 공생하는 삶에 대한 마인드가 분명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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