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는 그림과 그림값

박정수 2009. 12. 2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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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미술품 투자와 감상법]흔히 "환쟁이는 가난하다"는 말을 하지만 이는 가난한 화가가 무척 많다는 의미일 뿐이다. 40대 중반의 데미안 허스트라는 작가는 작품 한점에 1000억원이 넘어가고, 우리나라 작가들 중에서도 몇천만원이 넘는 작품들이 많다. 이들의 작품은 '비싸기 때문에 유명한' 것이 아니라 유명하기 때문에 비싸게 거래된다.

'화가는 죽어야 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죽으면 더 비싸질 뿐이다. 사후에 더이상의 작품이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비싸지는 경우도 있지만, 생전의 작품가에 비해 턱없이 낮아지는 경우가 더 많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사람이 몰려도 정승이 죽으면 개 한마리 얼씬하지 않는다는 속담과도 비슷한 경우다.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발가락으로 그려도 그보단 낫겠다"는 말을 한다. 추상화가 아님에도 그러한 말을 하는 것은 미술작품에 대한 접근을 눈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붓질 몇번 한 것만 같은 추상화는 작품에 대한 접근을 눈이 아니라 가슴으로 해야 한다. 코끼리가 그린 그림이 몇천만원에 팔렸다는 뉴스가 간혹 들리지만 인간의 정신적 사유가 담긴 추상화를 코끼리와 어찌 비교하겠는가.

어떤 젊은 화가는 '팔리는 그림은 절대 그리지 않는다'는 결심을 하기도 한다. 만일 그 화가가 팔리는 그림을 그릴 줄 아는데 그리지 않는 것이라면 온갖 감언이설로 그를 설득하고 싶다. "제발 팔리는 그림 좀 그려주세요. 당신의 인생이 핍니다"라고 말이다.

마찬가지로 미술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이 부족한 이들은 미술품 거래가 일어나는 곳을 '상업 화랑과 기획 화랑'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화랑의 개업 자체가 영업이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모든 화랑은 상업 화랑으로 이해돼야 한다. 비싼 작품을 거래하는 화랑과 저렴한 작품을 매매하는 화랑이 있을 뿐이다.

간혹 돈 많은 화랑에서 광고하고 대학교수급 평론가가 이론을 구축하면 작품성과 예술성과 대중성을 확보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미술시장은 이들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 몇몇 명성 있는 평론가에 의해 구축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화가가 그림만 잘 그리면 된다'고 명성을 얻는 것이 아님에 대한 반증이다. 미술에도 마케팅과 휴먼네트워크가 중요한 수단일 수밖에 없다.

신수원의 < 담아내다 > 는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해 여성의 신체부위를 강조하는 방식을 취한다. 여성으로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오브제와 원색적인 색상을 일상의 사물들에 담으며, 자신의 욕망과 숭고한 정신성을 은유화 시킨다. 실재하지 않으면서도 실재하는 것처럼 다가오는 가상의 공간이며 일상적 삶의 역사가 없는 공간이기에 현실과는 동떨어진 자신의 공간을 담아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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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현대미술경영연구소장<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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