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그리 피자 치킨이 땡길까..'유전자 탓도 있었네'

이영욱 2015. 11. 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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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O, DRD2 유전자로 인해 뇌 보상체계 영향

‘하나만 더? 진짜 딱 오늘까지만 먹고 낼부터 하면되지 뭐.’

이번엔 기필코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고 결심을 세웠지만 늦은 밤이 되니 치킨, 피자 등 기름진 음식이 땡긴다. 이렇게 고칼로리 음식에 자꾸만 손이 가는 것은 ‘유전자’ 때문이란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체지방과 비만 관련 단백질(FTO 유전자)’과 ‘도파민D2 수용체 유전자(DRD2 유전자)’라는 두 가지 유전자 변이주를 발견했다. 유전자 변이주는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내분비과 토니 골드스톤 박사 연구팀은 FTO와 DRD2 유전자가 뇌의 보상체계 활동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두 유전자는 뇌의 보상회로를 조절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 분비에 관여한다. 고칼로리 음식을 봤을때 유전자의 영향으로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식욕을 자극한다. 피자, 치킨, 도넛 등 달고 기름진 고칼로리 음식이 당기는 것이다.

연구팀은 45명의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고열량과 저열량 음식 사진들을 뒤섞어 보여주면서 이들의 뇌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촬영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 중 FTO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뇌 전면부의 안와전두피질 활동이 더 크게 나타났다. 안와전두피질은 전두엽의 한 부분으로 눈과 가까우며 후각 수용기에서 오는 정보를 받아들인다. 인지와 감정을 조절하는 자기조절중추로 욕구와 동기 그리고 도덕적 결정 등과 관련한 정보를 처리한다.

FTO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고칼로리 음식 사진을 봤을때 안와전두피질이 크게 활성화됐지만 저칼로리 음식 사진을 봤을 때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저칼로리 음식보다 고칼로리 음식이 이들의 식욕을 더 강하게 자극한 것이다. FTO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선조체로 불리는 뇌 부위의 활동도 증가했다. 연구팀은 DRD2 유전자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FTO, DRD2 유전자로 인해 고칼로리 음식의 욕구와 보상이 커져 자꾸 손이 가는 것이다.

골드스톤 박사는 “비만인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고지방 혹은 당분이 많은 고칼로리 음식이 더 당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비만인 사람들이 고칼로리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맞춤형 비만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TO, DRD2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도파민 작용 변화시키는 특정 약물·수술 혹은 호르몬 등 치료를 통해 도파민 작용을 억제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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