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현 지민 논란? 학습권 제대로 보장했을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2016. 5. 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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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의 문화비빔밥] 역사교육 외면 현실을 봐야

[미디어오늘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일단 책임은 AOA 지민 설현에게 있는 듯싶다. 문제의 발언을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역사의식이 없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닐 수 있다. 그 말을 그대로 방송으로 내보낸 제작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개 책임은 스타 파워에 밀린다. 여기에서 질타의 목소리들은 그들의 지명도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의 책임을 언급하는 선에서 머문다면 주목이나 하겠나 싶은 것이다. 어쨌든 셀럽을 언급해야 화제가 되는 면도 이 때문이다. 유명한 이가 발언을 했으니 다른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유명한 사람 스스로가 더 책임을 져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사건은 의식이 없는 사람이 유명세를 얻어서 여기저기 나오는 꼴이 보기 싫은 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호재였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유명한 이들일수록 항상 노리고 있는 이들이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럴수록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더구나 나이가 어린 이들일 수록 더욱 그러하다. 여기에서 나이가 어리다고 말한 것은 무시의 차원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할 수 있음을 말한다. 알아두고 유념해야할 지식은 단지 수능 공부하듯 외운다고 해결될 일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몸에 체화 되어야 하는 데 이를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과 그에 따른 경험 그리고 깨달음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를 기획사의 매니지먼트에 맡긴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이미 설현의 경우, 이미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인 바가 있다. 몸매 논란이나 선관위 광고를 떠올릴 수 있다. 특히 선관위 광고는 여성 비하논란에 휩싸였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는 설현의 발언과는 관계가 없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그러니 그 자체에 대해서 실현에게 책임을 지울 수는 없었다. 이번 일은 어떠했을까. 아무래도 본인들이 스스로 말한 것이 여실히 분명하다. 그렇다면 온전히 그 책임을 본인들에게 지워야만 할 듯싶다.

근본적으로 설현이 그 같은 발언하게 만든 가중적인 원인이 있다. 가수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생각해야 한다. 가수는 말 그대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다. 당연히 설현이나 지민은 가수이기 때문에 노래를 불러야 한다. 그런데 흔히 가수들이 그렇듯이 예능 프로그램에 빈번하게 출연해왔다. 심지어 정글까지 가야 했다. 물론 그들의 품에 비해 이들이 받는 출연료는 그렇게 비싸지 않다. 신인가수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왜 방송에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 그렇게 출연을 할까. 분배를 하고 나면 더욱 줄어든 출연료를 받는데 말이다. 그것은 결국 인지도를 위한 홍보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 예능 등의 방송 등은 활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음악을 홍보하지는 않는다. 결국 음악보다는 다른 수익 예컨대 광고 시장을 겨냥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특히 그룹 전체가 아니라 특정 멤버만 부각하는 것은 더욱 그러하다. 가수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 아니 그것이 우선이므로 억지로 예능에서 뛰는 선수들이 아니다. 예능에 출연한 이상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설현 지민의 안중근 의사 발언은 그 강박 관념에서 벌어진 일이다. 리얼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상황이 그렇게 만든다. 또한 남성이 아닌 여성 그것도 어린 소녀들이 법적으로는 청소년들이 그런 발언을 하였기 때문에 비난이 가해졌던 면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잘 봐야할 점이 있었다. 학습권과 역사교육 시스템이었다. 학업에 신경을 써야할 나이에 기획사 연습생 시절을 보낸 상황들을 상상할 때,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를 보아야 할 것이다. 학습권을 제대로 보장받아야할 청소년 아니 학생들인데 말이다. 어떻게 보면, 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물 맞추기 퀴즈가 나온 것은 그들이 잘 모를 것을 고려해야 재미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니 그들은 애초에 웃음을 위한 도구로 활용한 것이다. 잘 맞춘다면 이런 형식은 성립될 수 없다. 그냥 그 자체로 재미가 없어질 테니 말이다. 그런 상황이 된다면 예능 프로그램은 그 존립 이유를 상실하는 것이다. 그러니 애초에 덫에 있었던 셈이다. 더구나 안중근 의사를 잘 알아보지 못했다면, 그 개인들을 넘어서서 역사 교육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현실도 봐야 하지 않을까.

요컨대 가수가 왜 예능에 나와 웃겨야 하는지, 그리고 청소년들은 학습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지, 아울러 역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 왔는지 비판이 이뤄져 왔는가 살펴야 한다. 최근에 역사 교과서가 일베 사이트 자료를 본문 출처로 사용한 점은 이를 방증하는 것 아닐까. 더구나 그나마 있던 여럿의 교과서가 단 하나의; 국정 교과서 채택으로 역사교육이 시행되는 상황은 앞으로 역사교육의 문제를 더욱 양산하는 토대가 될 상황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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