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통했나..'거짓말이다' 판매 호조

정원식 기자 2016. 8. 17. 21: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기억하라’ SNS 입소문 타고서 2주 만에 3쇄 1만5000부 찍어

“이 책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

지난달 9일 밤 경기 성남시 판교동의 한 카페. 신간 출간을 눈앞에 둔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는 근심에 사로잡혔다. 이날 오후 이 카페에서 출간 전 원고를 독자들이 읽고 교정하는 ‘독자 교정’ 행사를 진행했는데, 예상과 달리 독자들의 반응이 흔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원고는 세월호 잠수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김탁환 작가의 장편 <거짓말이다>였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독자는 “세월호를 다룬 소설인 줄 알았더라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슴이 아파 세월호 이야기는 피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걱정했던 ‘세월호 이슈에 대한 피로감’은 한 달여가 지난 지금 기우로 판명됐다.

고 김관홍 잠수사의 49재였던 지난 5일 출간된 <거짓말이다>가 2주 만에 3쇄까지 1만5000부를 찍으며 순항하고 있다. 북스피어는 주로 미야베 미유키 등 일본 추리작가들의 소설을 내왔다. 이 출판사의 책 가운데 <거짓말이다>에 비견할 만큼 초반 판매가 좋았던 것은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의 <십자가 반지의 초상>이 유일하다. 북스피어 책 중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것은 <외딴집>(미야베 미유키)인데, 출간 후 9년 동안 팔린 부수가 3만부였다.

<거짓말이다>의 판매를 견인하는 힘은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호응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입소문’이다. 출간 직후 독자들은 소셜미디어에 “국가 재난에 국민을 부르지 마라”는 문구가 새겨진 책날개 뒷면을 찍은 인증사진을 올려 입소문을 냈다. 한 독자는 지인들에게 주겠다며 책 10권을 구매한 인증사진(사진)을 올렸고, 또 다른 독자는 ‘이벤트에 쓰라’며 출판사로 책 10권을 보내기도 했다. 호응에 힘입어 책은 출간 4일 만에 모두 1만부를 찍었다.

지난 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더위와 함께할 소설로 강추한다”는 글을 올려, 하루 만에 출판사로 5000부의 주문이 쇄도했다. 9일에는 가수 이승환씨가 페이스북에 “뜨겁게 읽고 차갑게 분노한다면 김관홍의 정의로움은 결코 실패할 리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씨는 콘서트장에서 김관홍 잠수사의 아내가 운영하는 꽃배달 서비스의 꽃을 나눠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출판사는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소규모 서점을 돌며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