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만에 개방된 설악산 만경대 북새통..등산객 '불만폭주'

입력 2016. 10. 21. 08:02 수정 2016. 10. 2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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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훼손 부작용..대책 마련 '시급'

환경훼손 부작용…대책 마련 '시급'

(양양=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46년 만에 개방된 설악산 오색지구 주전골 만경대에 인파가 몰리면서 지체현상으로 인한 탐방객들의 불만폭주와 함께 환경훼손 부작용까지 나타나고 있다.

21일 설악산사무소에 따르면 남설악 오색지구 주전골의 만경대를 지난 1일 46년 만에 한시적으로 개방했다.

개방 기간은 오는 11월 15일까지 46일간이다.

이번 개방은 지난해 발생한 낙석사고로 통제 중인 흘림골 탐방로를 올가을에는 개방하기 어렵게 되자 관광경기 타격을 우려한 지역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이에 따라 만경대는 수십 년 만의 개방이라는 소식을 듣고 몰려든 탐방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만경대를 찾는 탐방객은 주 중에는 하루 5천∼8천 명, 주말이나 휴일에는 1만∼1만1천여 명에 달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불과 2㎞ 정도 남짓한 새로 난 만경대 탐방로 구간(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 주차장∼만경대∼주전골 입구)은 심각한 체증을 빚어 이동에 3∼4시간이 걸리는 것은 물론 입장을 위해 주차장에서 대기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만경대 탐방에는 6∼7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있다.

하루가 소요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기다림에 지친 등산객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등산객들은 "만경대 탐방로는 원래 오색지구에서 주전골로 입장해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 주차장과 만경대를 거쳐 다시 오색지구로 내려오는 코스인데 탐방로 중간지점인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도 입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바람에 새로 개설된 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 주차장∼만경대∼주전골 입구 구간의 체증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등산객들은 "주전골 입구에서만 입장할 수 있도록 하면 길어진 탐방로에 등산객이 분산되며 체증이 줄어들 수 있다"며 "탐방로 혼잡과 지체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만경대 정상에서 체류시간도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예약제를 시행해 하루 입장객을 통제했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제기하고 있다.

지체현상에 따른 등산객들의 불만이 가중되다 보니 만경대 코스에서는 볼 것이 없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만경대를 찾은 한 등산객은 "비경이라는 소문을 듣고 창원에서부터 몇 시간이나 걸려 찾아왔는데 막상 정상에 올라가 보니 기대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볼 것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개방 20일째를 맞은 만경대 탐방로에서는 폭주하는 등산객들로 인한 환경훼손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급하게 개설한 등산로는 갈수록 폭이 넓어지고 샛길이 생기는가 하면 데크 시설이 없는 만경대 정상부는 탐방객들로 인해 지표식물이 모두 사라지고 맨땅이 드러난 상태다.

만경대 정상에서 오색지구로 내려오는 하산 코스도 비탈면 토양 유실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는 "졸속으로 탐방로를 개설하다가 보니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박그림 녹색연합 공동대표는 "개방 이후 지금까지 세 번 현장을 다녀왔는데 곳곳에서 환경훼손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개방해서는 안 될 곳을 개방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득이하게 탐방로를 개설해야 했다면 최소한 1∼2년 전에는 검토작업에 착수하고 환경훼손을 막기 위한 시설물도 설치했어야 했다"며 "이런 작업 없이 개방이 이뤄지다가 보니 탐방객과 자연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탐방로 개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현지 주민들의 현재 반응으로 볼 때 만경대는 내년에도 개방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설악산사무소는 "탐방로 지체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 순차적 입장을 유도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며 "개방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아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설악산사무소는 "내년 개방 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만약 개방하게 된다면 환경훼손 방지와 등산객 안전을 위한 시설물 설치는 물론, 탐방로 지체현상을 막을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m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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