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편리한 전자정부? 한국 밖에선 '무용지물' 빈번

2016. 7. 6.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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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으로 설치했는데…"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안드로이드 공식마켓 구글플레이에서 민원24를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후 나타나는 화면. 2016.7.6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최근 터키한인회 웹사이트에는 재외 공관의 '대국민 서비스'를 꾸짖는 글이 올라왔다.

한국 민원서류를 인터넷으로 뗄 수 있도록, 정부 사이트에서 정상 작동하는 프린터 한대를 공관에 설치해달라고 오래전부터 요청했으나 도무지 반응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외국인에게 이것저것 증빙요구가 많은 터키정부에 민원서류를 내느라 곤욕을 치른 교민이 많았는지 5일(현시시간) 오후까지 게시물에 줄줄이 달린 댓글은 "표현은 거칠었지만 내용에는 공감한다"는 반응이 다수를 이뤘다.

그러나 평소 정부의 인터넷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고 온라인 서비스의 개념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는 이용자들은 터키 프린터나 공관의 '서비스마인드'보다는 우리 '전자정부'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

우선 해외에서 '민원24' 같은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접속 직후부터 우수수 쏟아지는 무수한 보안프로그램 설치 압박을 버텨야 한다.

액티브엑스를 없애라고 했더니 새로 등장한 각종 'EXE' 프로그램이 피시(PC)에 깔리는 동안 브라우저는 정신을 못 차리고 멈칫거린다.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은 국가에서는 이 과정을 마치고 웹사이트를 여는 데에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보안프로그램을 모두 설치하고 본인인증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고 해도, 출력이라는 결정적인 난관을 넘어야 한다.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어 보안이 취약한 프린터가 아니어도 출력이 불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민원24뿐만 아니라 연말정산 때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홈택스' 서비스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마저 "전자정부 서비스로 서류를 떼려다가 포기하고 결국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부탁해 국제특송으로 받은 적이 많다"고 털어놨다.

스마트폰에 민원24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려 하면 '현재 설치된 앱은 임의로 조작하여 재배포한 앱으로 해당 앱은 삭제 후, 공식마켓을 통해 재설치하라'는 황당한 안내문이 뜨면서 설치 자체가 되지 않기도 한다.

모바일 민원24 사용자 리뷰에는 해외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앱이 깔리지 않아 분통을 터뜨리며 남긴 글들이 남아 있다.

전자정부 서비스가 특정 환경에서는 매우 편리하지만, 조그만 환경 변화에도 원활하게 구동되지 않아 '우물 안 개구리' 같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반면 터키정부의 온라인 비자 서비스는 한국에서도 컴퓨터나 운영체계, 브라우저의 종류와 버전에 무방하게 안정적으로 구동된다. 무수한 보안시스템을 깔라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전자정부 소관부처인 행정자치부에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문의했으나 담당자로부터 구체적인 답변이 오지 않았다.

한 주재 기업 관계자는 "전자정부란 관공서에 물리적 접근이 어려운 국민에게 도움이 돼야 하는데 재외국민에게는 오히려 무용지물일 때가 많다"고 꼬집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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