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로 떼돈벌기?..'빗물박사' 한무영 교수를 만나다

기자 2013. 8. 23.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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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석훈의 사람이 사는 경제

사람 냄새 나는 경제이야기 <우석훈의 사람이 사는 경제>에서는 '국내1호 빗물박사' 한무영 서울대 빗물센터소장을 만났다.13년 동안 빗물 연구를 해온 자타공인 '빗물박사' 한무영 교수에게 빗물이란 곧 돈이다. 공짜로 내리는 빗물을 모아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서울대 빗물센터 옥상에는 빗물을 이용한 옥상텃밭이 있다. 다른 옥상텃밭과 다른 점은 텃밭 아래를 오목하게 만든 것.비가 오면 이 쪽으로 물이 모아져 홍수를 방지하고, 비가 그친 후에는 물이 고여있으니까 수돗물 없이 텃밭을 관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한무영 교수는 "빗물이 버려야 될 대상이 아니고 모아야 될 대상으로 생각하는 순간,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강조하며 "이것이야말로 고부가가치 창조경제"라고 덧붙였다.또한 한무영 교수는 그 동안의 빗물연구 성과로 스타시티의 빗물시설을 꼽았다.스타시티의 부지는 서울 광징구 자양동으로 상습 침수구역이었다. 설계를 맡은 한무영 교수는 지하 4층까지 확보해 1천톤씩 세 칸을 만들었다.첫번째 통은 홍수방지용, 두번째 통은 물 절약용, 세번째 통은 비상용이다.두번째 통을 이용해 조경 농수로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물을 자유자재로 쓰고도 한 달 동안 나오는 물값은 한 세대 당 200원이었다. 또 갑자기 단수가 되어도 세번째 통에 모인 비상용수를 이용해 일주일 이상은 문제가 없다.이렇게 만든 스타시티 빗물시설은 세계 물 잡지 카바스 호에 실렸고, 국제적인 상을 받기도 했다.이에 대해 한무영 교수는 "3천톤이 크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대한민국의 홍인인간 철학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라며 "첫번째 통은 한국사람을 위해, 두번째 통은 나를 위해, 세번째 통은 우리 모두를 위해서, 즉 남과 나와 우리 모두를 위한 빗물 관리"라고 설명했다.비만 쏟아지면 잠기는 강남, 오목형 빗물통을 이용하면 홍수도 막고 부가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분산형 시스템의 효과인 것이다.그런데 우리는 왜 이제껏 빗물을 모으지 않았을까.이에 대해 한무영 교수는 "빗물이 나쁜 것이라고 여겨 버리는 것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빗물에 대한 나쁜 이미지로 흔히 떠올리는 산성비. 한무영 교수는 산성비에 대한 오해도 해명했다.산성비라고 해서 모두 산성이 아니라는 것. 떨어지는 빗물은 산성이지만 같은 산성비라고 해도 땅에 떨어진 이후에는 중화가 되어 알칼리성이 된다.즉, 한번 산성비라고 영원히 산성비가 아닌 것이다.그렇다면 직접 맞는 빗물은 위험한 걸까. 떨어지는 산성비가 PH 5 정도 되는데, 실험 결과 우리가 마시는 오렌지 주스나 콜라의 산성도는 그보다 100배 이상 높았다.결국 산성비를 맞아서 탈모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한무영 교수는 빗물에 마일리지라는 개념을 썼다. 마일리지, 즉 흘러온 길이 길수록 더러운 물이고, 마일리지가 짧은 물은 아주 간단한 처리만 해도 금방 먹을 수 있다.또한 빗물은 자연정화 작용이 있다. 인류 역사상 빗물을 받아서 먹어도 문제가 없었던 이유는 이 때문이다.이 때문에 호주에서는 클라우드 주스라는 이름의 생수가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한국 비행기에서 비즈니스석 이상만 주는 물인데, 이것의 원료가 바로 마일리지 제로의 빗물이다.이와 관련해 한무영 교수는 빗물을 마시는 국내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바로 10가구 남짓이 사는 전남 신안군의 기도라는 작은 섬이다. 이 곳은 바닷물의 영향을 받은 지하수 때문에 물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그런데 1년 전 이 섬에 4톤짜리 탱크를 10대 만들어 빗물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후 이 섬은 빗물로 물 자급률 100%를 달성했다. 이를 통해 국제 에너지 글로벌 어워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한무영 교수는 빗물은 사회적 책임이라고 말한다. 수천만년동안 비가 왔고 그 물을 흘리기 위해 하천이나 개울이 만들어졌는데, 사람이 들어와서 집을 짓고 아스팔트를 덮는 바람에 물 상태를 어지럽혔다는 것.이에 따라 한무영 교수는 새 패러다임으로 '빗물 기본법'을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빗물을 버리는 쪽으로만 모든 것이 설계돼 왔지만 이제 그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와 관련해 그가 전한 꿈이 바로 '레인시티'이다.레인시티는 빗물을 버리는 도시에서 빗물을 모으는 도시로 조례나 법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한무영 교수는 "레인시티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각각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 그것이 어떻게 좋은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발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또한 그는 "이렇게 해서 레인시티가 되고, 전세계 레인시티의 시작은 대한민국이었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렸으면 좋겠다"며 소망을 전했다.(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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