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튜어디스에 "내려".. 조현아 부사장 황당 지시

이재호 2014. 12. 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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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40·사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륙을 앞둔 뉴욕발 인천행 항공기에서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다며 수석 스튜어디스(사무장)를 공항에 내리도록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런 탓에 승객을 가득 태운 항공기는 평소보다 20여분 늦게 이륙했고, 사무장은 다음 날 홀로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7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0시50분 미국 뉴욕 JF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편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갑자기 탑승 게이트로 방향을 돌리는 '램프리턴'을 했다. 보통 램프리턴은 항공기 정비 문제나 주인 없는 승객의 짐이 실리는 경우,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하게 된다.

하지만 이날 대한항공 항공기의 '램프리턴'은 이례적으로 조 부사장이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으면서 일어났다.

문제는 퍼스트 클래스 탑승객에게 스튜어디스가 기내 서비스를 하면서 불거졌다. 한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조 부사장에게 과자를 봉지째 건넸고, 조 부사장은 "과자를 왜 봉지째 주느냐. 규정이 뭐냐"며 스튜어디스를 질책했다. 이어 조 부사장은 사무장에게 규정에 관해 질문하며 언쟁을 벌이다 "내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항공기는 기수를 돌려 사무장을 공항에 내려놓은 뒤 출발했다. 이 때문에 이 비행기의 출발 시각이 20여분 지연됐고 인천국제공항 게이트에 도착까지는 11분이 늦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항공 내에서도 조 부사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항공보안법 제43조에는 '폭행·협박 또는 위계로써 기장 등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해 운항 중인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정비 문제 등으로 가끔 램프리턴을 한다"며 "하지만 '로얄 패밀리'가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아 램프리턴을 한 사례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임원이 타게 되면 승무원의 서비스라든가 매뉴얼 숙지 여부를 관심 있게 보게 된다"며 "(램프리턴을) 업무 과정에서 생긴 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4월 대한항공의 항공기에 탑승한 대기업인 P사의 한 임원이 승무원에게 "라면이 덜 익었으니 다시 끓여오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높았다. 당시 대한항공은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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