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영화 '터미네이터 2'에는 액체 금속이 로봇으로 변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국 과학자들이 영화에서처럼 액체에서 바로 입체 형상을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3D(입체) 프린터를 개발했다.

미국 카본3D사(社)는 16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십㎝ 크기 입체를 0.1㎜ 오차도 없이 기존 제품보다 25~100배 빠르게 찍어내는 3D 프린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창업자인 조지프 드시몬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이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강연회에서도 이 제품을 소개했다.

3D 프린터는 액체나 가루, 또는 금속을 층층이 쌓고 빛이나 열을 가해 층과 층을 접합하는 장치이다. 마치 찰흙으로 둥근 띠를 만들어 계속 쌓으면 그릇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카본3D사가 만든 제품은 기존 3D 프린터와 전혀 다른 개념으로 입체를 만든다. 원료가 되는 액체 수지(樹脂)가 담긴 통 바닥은 빛과 산소가 통하는 거울로 돼 있다. 빛은 수지를 굳게 하고 산소는 반대로 액체 상태를 유지시켜준다. 만약 구(球)를 만든다면 구가 생겨나야 할 부분에는 빛을 쏘고 나머지에는 산소를 쏜다. 이를 통해 에펠탑과 같은 복잡한 모형이 6분 만에 만들어졌다. 회사는 "기존 3D 프린터는 2차원 평면 인쇄를 끊임없이 하는 장치이므로 이름이 잘못됐다"며 "우리 제품은 입체를 한 번에 만드는 진정한 3D 프린터"라고 밝혔다. 카본3D는 내년에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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