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 현대차, 삼성카드도 복합할부 손 들었다

전혜영 기자 2015. 3. 2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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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계약 해지 파국 피해 복합할부만 중단키로..중소캐피탈사 수익성 악화 우려도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가맹점 계약 해지 파국 피해 복합할부만 중단키로…중소캐피탈사 수익성 악화 우려도]

소리는 요란했지만 정작 승부는 싱거웠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카드가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이하 복합할부) 공방이 결국 현대차의 승리로 끝났다. 자동차 할부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복합할부는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삼성카드 '너마저'…복합할부 포기

25일 카드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와 현대차는 협상 시한 하루를 남기고 가맹점 계약은 유지하되 복합할부 취급은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삼성카드로 현대차를 계속 구입할 수 있지만 복합할부방식으로는 살 수 없게 된다.

복합할부는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일시불로 결제하면 결제액을 할부금융사가 대신 갚아주고, 고객은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로 납부하는 상품이다.

현대차는 당초 복합할부의 수수료가 원가에 비해 크게 높고, 가맹점 수수료의 대부분이 고객혜택 보다는 판촉수수료에 지급된다는 이유를 들어 폐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논란 끝에 지난해 금융당국이 복합할부 상품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자 수수료율을 낮춰 상품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KB국민카드와 복합할부 수수료율 1.5%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체크카드 수수료율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며 BC·신한카드에는 1.3%의 수수료율을 요구했다. 카드업계는 KB국민카드를 제외하고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1.3% 선이다.

카드업계는 적격비용 등을 근거로 1.5% 이하로 인하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 결국 BC·신한카드는 줄줄이 복합할부를 포기했다.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을 유지하되 신규 복합할부 상품은 취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삼성카드는 카드업계에서 복합할부 취급 규모가 가장 많다. 지난해 복합할부 존폐 논란 당시에도 앞장서 상품 유지를 관철시키기도 했다. 이번 현대차와의 협상에서도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삼성카드의 '히든카드'였던 신용공여를 30일로 연장한 새로운 복합할부 상품 출시가 일찍 공개되면서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현대차와 카드업계 간 수수료율 협상 초반에 적극 중재에 나섰던 금융당국이 올 들어 중립을 선언하며 뒷짐을 진 것도 부담이 됐다.

◇현대차의 뒤집기, 캐피탈사 어쩌나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수세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은 모기업인 현대차가 카드사들을 각개격파하며 복합할부를 없애면서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 현대캐피탈은 복합할부 유지 결정이 났을 때 오토론(자동차 담보대출) 규제 완화를 '당근'으로 얻은 터라 복합할부가 폐지 수순을 밟으면 '양손에 떡'을 들게 되는 셈이다.

반면 중소 캐피탈사들은 울상이다. KB캐피탈, 아주캐피탈 등은 GM대우와 손잡고 스파크 차종에 한해 마이너스 할부 상품을 출시하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지만 현대캐피탈에 맞서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복합할부가 없어지면 현대캐피탈의 시장점유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안 그래도 업황이 안 좋은 캐피탈사들은 복합할부 시장마저 없어지고 나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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