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은 누가 마련해야 할까" 결혼 당사자들에게 물었더니..

정재우 2015. 7. 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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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지원을 받지 않은 결혼이 10건 중 1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비용 결혼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결혼 당사자가 결혼비용을 다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던 셈이다.

결국 10건 중 9건의 결혼은 부모가 지원한 셈인데, 부모들은 이같은 결혼비용에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여성가족부의 연구용역을 통해 최근 발표한 '고비용 결혼문화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에서 조사한 내용이다.

이번 조사는 최근 3년 내 자녀를 결혼시킨 부모세대 800명(시부, 시모, 친정부, 친정모 각 200명)과 최근 3년 내 결혼한 자녀세대 400명(신랑, 신부 각 200명) 등 총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결혼 비용 얼마나 들었나?…3,000만~6,000만 원이 제일 많아

결혼할 때 실제로 지출한 금액은 얼마나 될까. 전체 응답자 중 3000만~6000만 원 사이의 돈을 썼다는 응답자가 34.9%로 가장 많았고, 3000만 원 미만이 20.9%로 두 번째로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결혼식에 6000만 원 미만의 돈을 썼다.

반면 1억~1억5000만 원 사이의 금액을 썼다는 응답자도 9.8%에 달했으며, 이들을 포함해 1억 원 이상 지출한 응답자는 19.6%에 달했다. 5명 중 1명은 결혼식에 1억 원 이상 쓴 것이다.

◆ 부모님 지원 안 받은 결혼 10%뿐

이렇게 들어간 돈에 부모의 돈은 얼마나 될까. 전체 비용 줄 절반에 가까운 40~60%를 부모가 지원했다는 응답자가 20.8%로 가장 많았고, 20% 미만을 지원했다는 응답자가 19.8%로 두 번째로 많았다. 결혼 비용 전액을 부모가 지원했다는 응답자도 8.5%나 됐다. 반면 결혼 비용을 전혀 지원받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10.4%에 불과했다. 10명 중 9명은 부모가 지원한 결혼식을 치른 것이다.

이는 '이상'과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고비용 결혼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1.7%가 '결혼 당사자가 결혼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결혼 당사자가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만큼 결혼 비용을 부담하면 고비용 결혼문화도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생각은 자녀세대보다 부모세대가 더 강했다. '고비용 결혼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결혼 당사자가 결혼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답한 부모 세대가 24.5%에 달했던 반면 자녀 세대는 15.5%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 부모 절반 이상 결혼 지원 "부담스럽다"

조사 대상 부모세대의 절반 이상은 결혼 비용 지원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집계됐다. 부모세대 응답자의 51.9%가 '지원 액수에 대해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웠다'고 응답한 것이다. 매우 부담스러웠다고 응답한 비율도 8.5%에 달했다.

특히 시어머니, 시아버지의 경우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각각 60.5%, 55.5%에 달해 친정아버지, 친정어머니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 정도가 높았다.

◆ 신혼 집은 남자가? 부모 세대도 자녀 세대도 '그렇다'

신혼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 부모세대도 자녀세대도 남자가 신혼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차이가 없었다.

전체 응답자의 62.9%가 신혼집은 남자가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응답에 '그렇다'('매우그렇다'와 '대체로 그렇다' 포함)고 답했는데, 부모세대의 62.8%, 자녀세대의 63%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랑이 신혼집을 마련하는 문화가 세대를 넘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성별로 따져도 신랑의 61.5%, 신부의 64.5%가 집은 신랑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어머니 집단은 유일하게 '그렇지 않다'(집은 신랑이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1.5%로 절반을 넘었다.

◆ 결혼식 비용은 신랑·신부 동등하게?

결혼식 비용에 대해서는 자녀세대와 부모세대가 모두 신랑과 신부가 동등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체 응답자의 68.1%가 결혼비용 동등부담에 동의한다고 응답했는데, 이같은 경향은 부모세대(66.4%)보다는 자녀세대(71.8%)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가구의 경제적 상황에 따른 일관된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는데,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월소득 200만 원 미만 집단에서 결혼 비용을 동등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적었다.

◆ 가장 아깝다고 생각하는 결혼식 비용은?

결혼식 비용, 예단, 예물, 집값, 혼수, 꾸밈비 등 결혼을 하려면 돈이 들어갈 곳이 많다. 이 중 가장 아깝게 느껴지는 비용은 무엇일까?

전체 응답자의 30%가 결혼식 비용이 제일 아깝다고 응답했고, 예단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18.5%로 두 번째로 많았다. 또 아까운 비용이 없다는 응답도 12%에 달했다.

세대별로 부모세대는 아까운 비용이 없다는 응답이 18%에 달했던 반면 자녀세대는 아까운 비용이 없다는 응답이 하나도 없었다.

결혼식 비용을 구체적으로 뜯어봤을 때 세부 항목 중 제일 아깝다고 생각하는 비용은 꽃값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30%가 꽃값을 꼽았다. 예단이 18.5%로 두 번째를 차지했고, 없다는 응답이 12%, 예물이 11.5%였다. 결혼식 비용에 대해서도 부모세대는 아까운 비용이 없다는 응답이 18%에 달했던 반면 자녀세대는 아까운 비용이 없다는 응답이 한 명도 없었다.

정재우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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