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서 소줏값 5천원 받냐고? 출고가 인상보다 비싼 임대료 탓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C일본식 선술집은 가장 인파가 집중된 홍대입구역으로부터 50m밖에 안떨어진 주요 상권에 위치해 있다. C선술집은 최근 주류 제조사의 소주 출고가격이 오른 뒤 주변 주점들도 소주 판매가격을 올리는 것을 확인한 뒤 소줏값을 5000원으로 올렸다.
소주 출고가격 인상 시기와 맞물리기는 했지만 실제로 값을 올린 이유는 임대료 때문이었다. 제조업체의 소주 출고가격이 오르기는 했지만 도매업자로부터 전달받는 납품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다.
이 주점의 경우 영업을 시작한 2010년에는 보증금 1억원에 월 250만원만 냈지만 2014년부터는 상가임대료가 보증금 2억원에 월 400만원으로 급증했다. 늘어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전전긍긍해오던 상황에서 소주 가격 인상 소식은 손님의 저항을 최소화하면서도 값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대입구역과 강남역 등 인파가 집중된 상권에 위치한 주점들을 중심으로 소주 판매가격을 5000원으로 인상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가격을 확인한 손님들은 출고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일선 주점들까지 소주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상권 소주 납품가격은 출고가 인상 이전과 비교했을 때 변화가 없다.
오히려 홍대입구역이나 강남역 등의 지역은 주류소비가 활발한 덕분에 납품업자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수십 박스씩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병 당 단 돈 수십원에 불과한 출고가 인상을 이유로 납품단가를 올릴 경우 거래처를 잃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홍대나 강남역 등 '알짜' 거래처의 납품 가격은 타 지역보다 저렴하게 책정돼 있다.
실제 확인결과 주류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서교동과 연희동 지역 주점으로 납품되는 단가는 타 지역 대비 저렴한 편이었다.
실례로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소주의 경우 박스당 약 3만6000~3만7000원(부가세 포함)에서 거래되고 있다.
과일 소주의 경우에는 단가가 더 높게 책정돼 있는데 통상적으로 약 3만7500~3만8000원대에 납품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타 지역 대비 약 500원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타 지역보다 주류가격이 저렴한데도 불구하고 주요 상권에서 주점 및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들이 소줏값을 올리는 것은 임대료의 영향 때문이었다.
한 주류 도매업자는 "대부분의 소주 출고가격 인상분은 도매업자들이 흡수했다"며 "한 푼이라도 저렴하게 넘겨야 거래처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 출고가격이 100원도 채 오르지 않았는데 일선 주점이나 음식점에서 가격을 올리는 것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소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형성된 시기에 값을 올릴 경우 손님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도 비싼 임대료를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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