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와 중기] "C2C 만 모십니다" 헬로마켓 차별화 전략 통했다

이창균 입력 2016. 6. 9. 00:04 수정 2016. 6. 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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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크앤컴퍼니 이후국 대표B2C 허용 않고 개인거래만 집중앱 출시 5년 만에 350만 다운로드
‘헬로마켓’ 이후국 대표는 “자체 개발한 안심 결제 서비스 ‘헬로페이’가 최근의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사진 터크앤컴퍼니]

1995년 시작된 미국의 온라인 벼룩시장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org)는 개인 간 거래(C2C)의 공유경제 모델을 확립한 선구자로 꼽힌다. 이곳은 개인 판매자·구매자 모두 오프라인 벼룩시장에서처럼 온라인에서도 쉽게 물건을 사고 팔 수 있게 연결해준다. 물물 교환이나 주택 임대 등 각종 정보 공유도 활발하다.

국내 스타트업이 ‘한국의 크레이그리스트’를 꿈꾸며 만든 플랫폼이 있다. 터크앤컴퍼니가 만든 국내 최초 모바일 기반의 C2C 전용 플랫폼 ‘헬로마켓’이다. 창업자인 이후국(41) 터크앤컴퍼니 대표는 국내 대표적 C2C 커뮤니티인 네이버 중고나라가 기업화하기 앞선 2011년 회사를 설립, 헬로마켓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국내 유일의, 오직 개인 거래자 만을 위한 장터입니다. 업자의 회원 등록을 제한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물품 거래는 엄격히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이베이로 대표되는 국내외 수많은 C2C 플랫폼들이 개인 판매자 뿐 아니라 기업도 입점비를 내고 입점할 수 있게 한 것과 대비된다. 이 대표는 창업 당시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글로벌 스타트업이 공유경제의 가치에 집중,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업으로 거듭난 데 주목했다. 사업 초기부터 대규모 장터를 만들기 위해 B2C 물품 등록도 허용하는 동종업계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C2C 중개 서비스에만 집중한 이유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르는 일보다, 차별화한 사용자경험(UX) 제공으로 단골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고 봤죠. B2C 물품의 장터 유입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도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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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도전일 수 있었지만, 뚝심은 통했다. 헬로마켓 앱은 출시 5년 만에 350만 다운로드, 1700만 아이템(거래를 위해 등록된 물건)을 돌파하며 국내 C2C 시장에서 중고나라와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업 회원을 홍보하기 바쁜 다른 플랫폼보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용하기 좋더란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특히 지난해에만 150만 다운로드, 900만 아이템이 발생했을 만큼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쇼핑 부문 앱 가운데 2만개 이상의 리뷰 댓글이 달린 앱 중 평점이 4.6점(5점 만점)으로 1위를 기록한 적이 있을 만큼 질적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C2C 올인’ 전략이 통한 셈이다.

이 대표는 ‘편의성’과 ‘신뢰성’의 강화를 성장세의 비결로 꼽는다. C2C이지만 개인들이 B2C처럼 빠르게 안심하며 사고 팔 수 있게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얘기다. 헬로마켓은 판매자·구매자 간 실시간 채팅과 연락에서부터 결제·배송까지 거래가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판매자는 스마트폰으로 30초 정도면 팔 물건을 쉽게 등록할 수 있고, 구매자는 구입할 물건이 어느 곳에 있는지 위치 정보 제공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해 지난해 초 도입한 안심 결제 서비스 ‘헬로페이’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헬로페이를 통해 구매자는 건당 1000원을 내면 사기 피해의 우려를 떨치고 거래를 할 수 있다. 판매자는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하루 만에 판매 대금을 개인 통장으로 받을 수 있다. 범죄의 온상이란 혹평도 나오는 크레이그리스트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다.

차별화한 장터 카테고리 역시 사용자를 모으는 요소다. 헬로마켓에선 개인이 가진 물건뿐 아니라 재능도 사고 팔 수 있다. ‘재능 공유 카테고리’를 통해서다. 예컨대 음악 전공자가 이 카테고리에 ‘바이올린 개인 레슨’을 아이템으로 올리면 소비자가 이를 구매하는 식이다. 법률 상담을 해준다는 변호사, 동영상을 제작해준다는 애니메이션 마니아 등의 글이 수시로 올라오고 순식간에 거래된다. “결혼식 사회를 잘 본다”, “편지를 손으로 잘 쓴다”면서 구매자를 유혹하는 이색 판매자도 있다. 사업 초기 ‘기타 카테고리’에 사용자가 재능을 판다는 글을 많이 올리는 걸 보고 재빨리 이 카테고리를 추가·강화한 게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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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의 중요성을 절감한 이 대표는 최근 트레저데이터(미국 실리콘밸리의 빅데이터 기업) 한국지사의 클라우드 빅데이터 솔루션을 도입,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하는 데 나섰다. 이 대표는 “그간 축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고객 맞춤형으로 재구성할 것”이라며 “스타트업은 앞만 보고 달리다 넘어지기 쉬운데, 뒤를 돌아보면 기존 고객과 새 고객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헬로마켓을 또 하나의 모범적인 공유경제 모델로 키워, 사람들이 지금보다 여유 있는 삶을 누리게끔 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후국 대표

1974년생으로 고려대 경제학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했다. 미국 한샘 맨해튼 지점장, PwC컨설팅 경영컨설턴트 등으로 일했지만 어린 시절 꿈꿨던 창업을 위해 사표를 던졌다. 뜻을 같이하는 친구 넷과 2011년 헬로마켓을 만들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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