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결과 아무도 모른다, 혼돈의 금융시장

김정남 2016. 6. 2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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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미국채권 투자 수요 다시 올라가韓 금융시장도 투표 기다리는 관망세 보일듯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운명을 가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가 23일 오전 7시(현지시간)부터 오후 10시까지 영국 전역에서 실시된다. 한국시간으로는 23일 오후 3시에 시작돼 다음날 오전 6시에 끝난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코 앞에 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돈을 보이고 있다.

이번주 초만 해도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되는 기류도 엿보였으나,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브렉시트 최종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24일 이른 오후께 나올 전망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운명이 불과 하루 뒤면 결정되는 것이다.

◇‘안전자산’ 미국채권 투자 수요 다시 올라가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2.16bp(1bp=0.01%포인트) 하락한 1.6879%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그만큼 채권가격이 상승한다는 뜻이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떨어진 건 지난 15일(1.5738%) 이후 5거래일 만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의 금리가 내려간 건 그만큼 투자 수요가 올라갔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채 금리가 계속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분위기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도 비슷하게 움직였다. 2년물 금리는 1.55bp 하락한 0.7500%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5거래일 만에 떨어진 것이다.

원인은 브렉시트에 대한 시각 변화였다. 실제 영국 현지 여론조사업체인 오피니엄이 공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탈퇴 45%, 잔류 44%, 부동층 9%로 각각 나타났다.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가 2.69포인트(14.6%) 급등하며 21.2을 기록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지난 2월1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는 주춤했다. 간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0.27% 하락한 1만7780.83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유럽증시는 나흘째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0.56% 오른 6261.19에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도 0.55% 상승한 1만71.06에 거래를 마쳤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화의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간밤 93.727로 전일(94.011)로 하락했고, 이날도 떨어지고 있다.

◇韓 금융시장도 투표 기다리는 관망세 보일듯

우리 금융시장도 이날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기다리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8시45분 현재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국채선물(KTBF)은 전일 대비 별다른 변동 없이 움직이고 있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5틱 내린 130.90를 나타내고 있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원·달러 환율도 1150원대에서 좁은 폭의 등락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4원 하락한 1151.0원에 출발했다.

이는 간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화가 하락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원·달러 1개월물은 1151.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54.4원)보다 3.25원 하락한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험통화 강세 속에 달러화 하락 압력 예상되지만, 브렉시트 경계감으로 낙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사정에 밝은 금융권 한 고위인사는 “영국은 과거부터 ‘대륙 유럽(continental europe)’과는 다르다는 인식이 강했고 게다가 최근 들어 이민자 문제도 폭증하고 있다.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인의 뿌리깊은 심리는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그만큼 결과는 쉽게 예단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브렉시트 이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등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큰 불확실성”이라고 진단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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