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웃는 사람 보면 죽이고 싶었다" 엽기적 '차량 돌진 살인'

2013. 8. 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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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0대 남성 3주간 4건 사고 저질러

대기하다 돌진…1명 사망 11명 부상

정신분열증 경력…현재상태 양호

지난 7월12일 오후 5시께 경기도 평택시 평택동 상가밀집지역 이면도로. ㄱ(42)씨는 자신의 승용차를 길가에 세워둔 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길 가는 사람 몇명이 모여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ㄱ씨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 차는 급가속 굉음을 내며 사람들을 덮쳤다. 얘기를 나누던 사람들은 미처 피할 틈도 없이 차에 치였다. ㄱ씨는 이들을 친 뒤에도 10여m를 더 나간 뒤에야 차를 세웠다. 이 '사고'로 ㄴ(68·여)씨가 숨지고 4명이 다쳤다.

12일 사고를 접수한 경찰은 ㄱ씨가 최근 2달 동안 7건의 교통사고를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날 사고를 포함해 4건이 사람을 다치게 한 사고였다. 모두 평택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에서 따로따로 조사 중인 사건이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경찰은 우선 이날 사고를 근거로 ㄱ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과거 ㄱ씨가 일으킨 교통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살펴봤다. 영상에는 ㄱ씨의 행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경찰과 검찰은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살인' 사건으로 수사를 전환했다. 평택경찰서 강력팀이 수사에 합류했다.

영상에 담긴 ㄱ씨의 행동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지난 6월19일 오전 8시께 평택시 평택역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을 발견한 뒤 급가속으로 차를 '후진'해 ㄷ(14)양 등 4명을 치었다. ㄷ양은 전치 14주 상해를 입었다. ㄱ씨는 지난 7월6일 오후 5시20분께 평택동의 또다른 이면도로에서도 보행자들을 향해 차를 몰아 ㄹ(42)씨에게 전치 5주 상해를 입혔다. 이틀 뒤에도 같은 방법으로 3명을 치었다.

경찰이 수상쩍게 여긴 건 사고 직전 ㄱ씨의 행동 때문이었다. ㄱ씨는 범행 현장에 미리 도착해 2~3분 동안 기다리며 주변을 살피다 급가속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ㄱ씨는 이런 식으로 지난 6월19일부터 7월12일까지 4건의 교통사고를 일으켜 1명을 숨지게 하고 11명을 다치게 했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위독한 상태다.

ㄱ씨는 검찰 조사에서 "건강하고 활기찬 사람들이 무리지어 가는 것을 보면 차로 들이 받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ㄱ씨는 정신분열증과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약을 먹은 적이 있지만 현재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본인 의사를 충분히 표현하고 스스로 조서도 검토했다. 정신분열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해 정신감정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1부(부장 김효봉)는 지난 1일 ㄱ씨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우울증과 정신분열 치료를 받은 경력이 있다고 하는데, 정신분열이라면 현실감각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우울증은 그렇지 않다. 우울증이라면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정신병이 아니라고 한다면 '나는 불행한데 너희는 왜 행복하냐'는 반사회적 의도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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