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버린 美, 우리는.." 좌불안석 일본

2014. 4. 7. 00:4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NYT "日, 오바마 방일때 안심 위한 말·행동 요구할 것"

NYT "日, 오바마 방일때 안심 위한 말·행동 요구할 것"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에 관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1994)를 헌신짝처럼 버린 미국이 유사시 일본과의 상호방위조약(1952)은 제대로 지켜낼 수 있을까.

일본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 이런 걱정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에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 영토보전을 '존중'(respect)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를 규탄하면서도 양해각서가 '구속력이 없다'(nonbinding)는 이유로 군사개입은 거부했다.

이를 계기로 일본 당국자들은 미국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자국이 중국이나 북한 등으로부터 공격받는 사태가 발생해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냐고 캐묻고 있다. "그렇지 않다"는 확답을 듣고 싶은 조바심이다.

일본 정부가 5일부터 시작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의 방문을 맞아 일본을 적대국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약속이 담긴 양국 간 안보조약의 내용을 다시 한번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쿄에 있는 캐논국제학연구소의 미야케 구니히코 연구국장은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크림 사태가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상황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며 "이는 먼바다의 불구경이 아니다. 이곳(동북아시아)에서도 현상에 변경을 가하려는 중국의 또 다른 시도가 이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을 촉발한 데 이어 지난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보지형에 위기감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일본을 보호한다는 기존 의지에는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센카쿠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명시적인 약속은 내놓지 않았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변수가 더해지면서 일본의 안보 우려는 날로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미국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와 일본, 크림반도와 센카쿠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며, 특히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와 미일 방위조약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고 말한다.

미일 방위조약은 미군의 지속적인 일본 주둔과 일본이 공격당할 경우 미국의 대응을 규정하고 있는 반면,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다소 모호한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안보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군사적인 개입의 보장으로까지 해석되지는 않는다고 해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불안감은 전혀 해소되지 않는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이 유럽을 중시하는 쪽으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 확산하고 있다.

도쿄에 있는 가쿠슈인대학의 나가오 사토루 교수는 "크림 사태로 인해 미국이 중국을 격퇴할 결단력이나 힘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면서 "미국이 국방비를 삭감하고 유럽에 더 많은 군사력을 보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믿을만한 억지력을 제공할 수 있겠는가"라며 의문을 표시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미국이 러시아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지켜본 중국이 센카쿠에서 유사한 도발을 감행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미국이 센카쿠 분쟁에 수수방관할 경우 결국 양국 방위조약도 끝장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내놨다.

캐논국제학연구소의 미야케 구니히코 국장은 "일본이 공격받았는데도 미국이 군사개입을 거부한다면 미군은 일본에 계속 주둔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이곳에 군사기지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더이상 태평양의 강대국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 이는 미국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일본 정부가 이달 하순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일본에서는 우크라이나에서와 달리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말은 물론 상징적인 행동으로도 보여줄 것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wolf85@yna.co.kr

알뜰폰 '성장 탄력받았다'…점유율 5% 돌파
북한제 추정 무인기, 강원 삼척 야산서도 발견(종합2보)
"화장품 유통업에 '정신이상자 아님' 증명하라니"
북한제 추정 무인기, 강원 삼척 야산서도 발견(종합)
'삼성에 밀려'…애플,수십년 거래 광고회사 교체 검토

▶이슈에 투표하고 토론하기 '궁금한배틀Y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