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8末9初' 전당대회 결정 배경..金·文 체면 살린 '절충안'

조소영 기자,조규희 기자,박승주 기자 2016. 5. 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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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전대·전대연기 갑론을박 속 절충안 '8말9초' 결정 김종인 "회의 결과, 내가 얘기한 것 이상·이하도 아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조규희 기자,박승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일 4·13총선 이후 당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전광석화처럼 결정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20대 총선 당선자 및 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1시간여 만에 만장일치로 8월말이나 9월초에 전대를 열되, 정기국회(9월1일) 전에 열기로 결정했다.

이날 결정만 놓고 보면 싱겁기 짝이 없다. 더민주가 총선 이후 전대 개최 시기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던 지난 과정에 비해 결론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당내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더민주는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야 할 때마다 서로의 주장이 강해 충돌이 빈번했을 뿐만 아니라, 그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 회의'로 넘기는 일이 허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전광석화 같은 결론이 나온 '결정적 배경'에는 '8말9초안(案)'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총선승리를 이끈 공(功)과 체면을 존중해주는 한편, 당내 최대계파인 친문(親문재인)·주류계 수장인 문재인 전 대표의 의중이 절충된 안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당내에서는 Δ6월말에서 7월초에 전대를 열자는 '조기전대론' Δ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까지 '김종인 체제'를 유지하자는 '전대연기론'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전자는 친문, 후자는 친김(親김종인)에 상대적으로 가까운 주장이었다는 평이 나왔었다.

김 대표는 "당대표직에 관심이 없다"고 언급하면서도 '계파다툼'을 우려하면서 당분간 당이 안정화될 때까지 '대표 역할'을 계속하길 원하는 애매모호한 모양새를 취해왔다. 이런 모습이 '추대론'으로 불거지자, 문 전 대표는 '전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김 대표를 압박하기도 했다.

결국 이런 모습이 당내 갈등으로 비쳐지면서 당 지지율 하락은 물론 당을 떠받치고 있는 두 사람에게도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졌다. 그러자 최근에는 '이러다간 총선에서 얻은 민심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면서 당 안팎에서 두 안을 절충해 8월말에서 9월초쯤 전대를 열자는 '8말9초론'이 상당한 세를 이뤘다.

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의원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공유했으며, 당 차원에서도 사전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친문계인 도종환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래 의견들이 모여있었다"며 "(회의를) '길게 하지 말자'는 게 대세였다"고 했다. 조기전대론을 강하게 주장해온 송영길 당선자도 이날 오전 라디오 출연에서 '8말9초론'을 고려할 수 있다고 급선회했다.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송 당선자는 "정장선 총무본부장, 원혜영 의원과 접촉을 했다"고 말했다. 사전 정지작업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물리적 시간'도 고려됐던 것으로 알려진다.

회의에서 발언자로 나선 윤호중 의원은 당헌당규 및 자신이 사무총장을 지냈을 당시 경험을 토대로 전대를 준비하려면 3개월은 걸린다면서 '현재 조기전대론은 어렵다'는 설명 등을 했다고 한다. 한 당 관계자는 "윤 의원이 스피커로 나선 것은 의미가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친문계로 분류된다.

한편 김 대표는 결국에는 자신이 길을 터준대로 된 것일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한 이후 당대표실로 자리를 옮겼다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얘기한 것 그대로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내가 얘기한 것이라 만족 안하고 뭐고…"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선거를 마치고 원을 구성해야하는 시기에 놓여있어 최소한도 원 구성이라는 건 제대로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원 구성을 하고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 내, 물리적으로 가능한 범위내 전대를 하도록 준비해드리겠다"고 말했었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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