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도전장 낸 인공지능 "30년 내 일자리 절반 잠식"

이윤주 기자 2016. 3. 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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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인공지능 60년 역사, 무엇이 달라졌나

바둑 최고수 이세돌 9단(33)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맞대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경험과 직관에서 인간이 아직 우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것인지, 바둑 프로그램이 예상보다 빨리 인간을 넘어설지 여부가 곧 판가름난다.

마침 올해는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지 딱 60년 되는 해여서, ‘환갑’을 맞은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인간의 영역에 도전하는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내놓은 ‘인공지능 기술 동향 및 발전방향’ 보고서 등을 보면 인공지능 기술은 최근 ‘딥 러닝’의 등장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각국이 앞다퉈 주요 미래 과제로 채택하고 있다. 딥 러닝이란 기존의 신경회로망보다 고도화된 알고리즘으로 보다 빠르고 인간과 유사하게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학습 방법이다. ‘알파고’ 역시 딥 러닝에 기반을 두고 만들어졌으며, 정책망과 가치망을 통해 승률이 높은 다음 수를 예측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1956년 미국의 수학자 존 매카시가 개최한 다트머스 회의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 인공지능은 단순히 주어진 문제를 풀거나 인간이 입력한 명령에 충실한 정도였다. 1997년 IBM의 ‘딥블루’가 초당 2억 수를 분석하는 계산 능력을 앞세워 체스 세계챔피언에게 승리를 거두기까지는 약 40년이 걸렸다.

그러나 알파고의 사례에서 보듯이 빅데이터와 딥 러닝을 이용해 인공지능이 급속도로 진화하면서 최근에는 빠르게 인간의 영역까지 잠식해오고 있다.

인공지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주요국의 투자도 집중되고 있다. 일단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곳은 구글과 IBM,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이다. 특히 구글은 알파고를 비롯해 미래형 자동차 기술인 자율주행차, 사진 속 인물을 식별하고 분류해주는 ‘구글 포토’ 서비스 등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국가별로 비교하면 미국이 역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 인공지능 기술은 세계 수준과 비교하면 아직 뒤처진 상태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SK텔레콤, 게임업체 등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IT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간한 ‘2014년 ICT 기술수준 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능형 소프트웨어(SW) 영역에서 전 세계 1위인 미국의 기술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유럽 85.0, 일본 82.9, 한국 75.1 순이었다. 한국과의 기술 격차는 2년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인공지능 응용 소프트웨어, 음성·영상 처리, 서비스 지능화 소프트웨어 등에서 국내 대응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이를 위해 예산 300억원을 들여 스토리 이해·요약, 공간·감성지능 등 지능형 SW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민간 주도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단순 작업을 기계화한 데 이어, 앞으로 인공지능이 ‘화이트칼라’ 영역의 직업까지 대체할 시기가 머지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려도 적지 않다. 윤리적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성인 10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6.7%는 ‘앞으로 30년 안에 인간 일자리의 절반을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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