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국> 인공지능 습격.."바둑의 신비 사라질까 걱정"

2016. 3. 1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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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세계 최고의 바둑고수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두 판 연속 패배하자 바둑계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9일 제1국에 이어 10일 제2국에서도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패하자 한국 바둑의 본산 한국기원은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모두가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며 "직원들이 일도 못할 정도로 침울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프로기사들이 굉장히 큰 충격에 빠져 있다면서 "괴물이 나타났다"는 탄식도 나온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대국의 충격이 큰 것은 이세돌 9단이 인간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3판의 기회가 더 남았지만, 이번 대국이 이세돌 9단의 완패로 끝난다면 인간 바둑 자체가 인공지능에 정복당하는 것으로 결론이 날 수 있다.

이세돌 9단의 스승인 권갑용 8단은 "이 대국은 이세돌 9단의 개인으로서도 중요하지만, 인간과 기계, 바둑과 기계의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둑에는 인간이 접할 수 없는 영역이 있는데, 기계가 그 영역에 들어가는 것일까"라며 "바둑의 신비가 사라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바둑의 신비를 푸는 것은 인간의 숙제다. 이를 풀기 위해 기사들은 끊임없이 바둑판을 마주한다.

알파고는 철저한 분석으로 돌을 놓고, 모든 수의 승률을 계산해 따지는 '이기는 바둑'으로 혁명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물론 '사람이라면 두지 않을' 신기한 수로 이세돌 9단을 이기는 알파고를 보면서 바둑의 새로운 묘미를 느끼고 인간이 바둑을 이해하는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계가 사람을 앞선다는 무력감을 경계해야 한다. 바둑의 본질은 수 싸움에 머무는 게 아니라고 고수들은 입을 모은다.

이번 대국이 시작하기 전 바둑 원로 김인 9단은 "흔히 바둑에는 인생이 담겨 있다고들 한다. 실제로도 그렇다"며 "바둑은 단순한 수 싸움이 아니다"라며 "바둑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세돌 9단도 대국 전 "물론 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바둑의 아름다움, 인간의 아름다움을 컴퓨터가 이해하고 두는 게 아니어서 바둑의 가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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