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9% 수익 보장"..서울메트로 '수상한 계약'

박혜진 2016. 5. 3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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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말,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던 한 청년의 죽음에는 안전마저 용역업체에 떠맡긴 서울 메트로의 외주화 정책이 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KBS의 확인결과 서울메트로가 이 용역업체와, 연 9%가 넘는 고수익과 최대 22년의 독점사업권을 보장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혜진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구의역 사고에 앞서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역에서는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29살 조 모 씨가 열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조 씨는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유지, 보수해주는 대가로 광고사업권을 따낸 한 용역업체 소속이었습니다.

지난 2004년과 2006년 이 업체가 서울메트로와 맺은 사업 실시협약서입니다.

강남역을 포함해 2호선 12개 역사는 오는 2028년까지 22년, 1~4호선의 다른 12개 역사는 2024년까지 16년 동안의 독점 계약입니다.

특히 연 9%가 넘는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후 이 업체는 한해 최대 48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연평균 13%의 높은 수익을 내는 알짜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가 관할하는 지하철역에서도 스크린도어 오작동 사고는 이어졌습니다.

24개 역의 올해 스크린도어 오작동 사고 건수는 97건에 이릅니다.

서울 메트로 측은 잦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장기 독점사업권을 부여한 이상한 계약에 발이 묶여 사고 대책조차 강제할 수 없었습니다.

<녹취> 서울메트로 관계자(음성변조) : "그만큼 수익이 났으면 안전이라든지 시설관리에 좀 더 많이 철저하게 해야 되는데, 너희가 해라 이렇게 강제를 할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의문점은 또 있습니다.

당시 영업을 담당했던 서울메트로의 1급 고위간부는 계약이 체결된 직후 퇴직해 이 업체의 전무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녹취> 박진형(서울시의회 의원) : "20년이 넘는 과도한 기간을 (업체에) 줘서 이런 시설들을 만들게 함으로써 시민의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당 업체는 취재진의 확인 요구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서울메트로는 오는 8월부터 자회사를 세워 스크린도어를 관리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이미 용역업체와 장기계약이 체결된 상태에서 어떤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박혜진기자 (roo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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