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안종범 수석이 지시했다"
[동아일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모금 과정에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모금을 지시했다고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부회장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두 재단은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를 지원하기 위해 급조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 씨의 국정 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근 소환한 이 부회장으로부터 “안 전 수석 등 청와대 측이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모금에 힘을 써 달라’고 지시한 것이 사실이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간 미르·K스포츠재단의 자금 출연에 대해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해 왔다.
이 부회장의 검찰 진술은 대기업들이 774억 원을 미르·K스포츠재단에 순수하게 후원한 것이 아니라 안 전 수석 등 청와대가 배후로 나서 비선 실세인 최 씨의 사업에 도움을 준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을 사실로 시인한 것이다. 특히 안 전 수석이 주장해 온 “(대기업들의) 순수한 자발적 모금이었을 뿐 재원 모금에 직접 관여한 적이 없다”는 말의 신빙성을 깨뜨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주 안에 안 전 수석을 소환하면 이 부회장에게 미르재단 등의 모금을 지시했는지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최 씨가 실소유한 스포츠매니지먼트 업체 더블루케이의 이권 사업에 최 씨와 안 전 수석 등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이 어떻게 관여했는지 등을 가리는 수순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권오혁 hyuk@donga.com·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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