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막 무시하고 폄훼할 수 있는 자리 아냐"
"본회의 상정 안건 처리 않으면 직무유기·무능…뉴질랜드 방문 뒤로 미룰 것"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은 27일 최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해 새누리당이 의장직 사퇴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 "그 자리(국회의장직)가 아무렇지도 않은 자리거나 막 무시하고 폄훼하고 그럴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명지대 강연에서 "국회의장은 그만둘 때도 본회의에서 의결하도록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의 절차적 흠결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현재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 그냥 제가 감각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의사국에서 다 검토해서 그 법적 절차에 따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어떤 안건이 본회의에서 상정됐다면 그 안건에 대해서 제대로 처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의장 마음대로 처리할 것을 처리 않으면 직무유기고, 처리할 수 있는 것을 제대로 의사진행을 못 해서 처리를 못 하면 무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장은 또 정기국회 개회사 논란과 관련해서도 "국회의장이 굉장히 중요한 정치인인데 어떻게 정치에 대해 색깔이 없을 수 있겠나"라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거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얘기할 땐 소신껏 얘기할 수 있는 권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립의무란 것은 개인이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이 아니고 회의를 진행할 때 국회법대로 하라는 것"이라며 "만약 국회법을 안 지켰다면 거기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고 헌법을 안 지키면 탄핵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강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뉴질랜드 방문 외교는 뒤로 미루고 믹타(MIKTA) 의장회의만 참석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9일로 예정된 출국일이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그러나 현재 국회 파행을 타개할 방안 등 질문에 대해선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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