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과 악연에.. 문체부 간부 '줄교체'

김태훈 입력 2016. 10. 24. 18:54 수정 2016. 10. 27.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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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문체부에 승마협회 감사 지적 / 박 대통령, 결과 보고 유 장관 불러 / 체육국장·담당과장 등 6명 경질 / 그다음 해 유 장관도 옷 벗어'차은택 은사' 김종덕 장관 발탁 / 검찰, 문체부 관계자 추가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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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미르·K스포츠재단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두 재단 설립 인가를 내준 문화체육관광부에 이목이 쏠린다.

문체부는 박근혜정부 들어 ‘바람 잘 날이 없다’는 한탄이 나올 정도로 부침이 심했다. K스포츠재단의 경우 현 정권 ‘비선 실세’로 꼽히는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의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씨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며 최씨와 문체부의 ‘악연’도 새삼 검찰의 눈길을 끈다.

24일 체육계 등에 따르면 최씨와 문체부의 충돌은 2013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씨의 딸 정씨가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 출전했는데 예상과 달리 준우승에 그치자 판정 시비가 일었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문체부에 승마협회 감사를 지시했다.

문체부가 내놓은 감사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박 대통령은 같은 해 8월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을 청와대로 직접 불러 체육국장과 담당과장의 경질을 지시했다. 당시 인사는 국과장급에서 끝나지 않고 체육 업무를 관장하는 2차관도 교체됐다.

한양대 교수에서 문체부로 옮긴 김종 신임 2차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실세’라는 평판을 들으며 빠르게 문체부 및 산하 체육단체들의 조직을 장악해 나간다. 당시 문체부 안팎에선 ‘유 장관이 청와대와 통하는 실세 차관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2014년 7월 유 장관은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의 면직 결정으로 물러났다. 이후 문화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김종덕 홍익대 교수가 장관으로 발탁됐다. 현 정부 들어 ‘문화계 황태자’로 떠오른 CF감독 출신의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대학원 시절 은사였던 김 장관을 천거한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다.

실제로 차 전 단장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송성각 현 콘텐츠진흥원장 등과도 친분이 두터워 이들의 임명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야권에서 제기된 상태다.

김 장관 취임 직후 문체부는 1급 공무원 6명이 일괄사표를 냈다. 문체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일각에선 ‘청와대가 문체부 군기를 잡는다며 사표 제출을 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단행된 1급 인사에선 당시 기획재정부 국장이던 윤태용씨가 1급으로 승진해 문체부 문화콘텐츠산업실장으로 이동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경제부처 국장이 문체부 실장으로 옮긴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 관가에 온갖 억측이 난무했다. 콘텐츠실은 이번에 미르재단 설립인가 과정에서 직원이 세종에서 서울까지 출장을 왔다고 해 논란이 된 바로 그 부서다. 윤 실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허가를 빨리 내준 게 무슨 잘못이냐”며 특혜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수사 착수 이후 문체부 간부들을 줄줄이 소환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인가 경위 등을 조사했다. 해당 직원들은 “재단 설립에 관한 얘기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로부터 직접 들었고 청와대 지시설이나 최씨 개입설 등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 사건은 등장인물이 많아 조사할 인물도 많다”고 말해 문체부 관계자들을 추가로 조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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