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 "국정원 선거 개입, 새누리당 NLL로 은폐하고 있어"

곽희양 기자 2013. 6. 2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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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고교생들의 시국선언이 29일 열렸다. 국정원 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고교생이 시국선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남 금산 간디학교·인천 강화 산마을 고등학교·경남 산청 간디학교·충북 제천 간디학교 등 4개 학교 70여명의 학생들이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 모였다. 고교생들은 "우리가 빼앗긴 것은 민주주의이다"면서 "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을 왜곡 이슈화해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교생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사회와 국민을 위해 움직여야할 국가권력과 국가기관이 특정 대선 후보의 지지와 다른 대선 후보를 깎아내리는데 마구잡이로 동원됐다"면서 "하지만 여당은 오리발만 내밀며 노무현 대통령의 NLL발언을 왜곡하여 이슈화시키면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사태를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건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국정원 개혁, 국정원장과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전국 4개 대안학교 학생들이 29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국가정보원의 대통령 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해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고교생들은 또 시 낭독을 통해 국정원 사태를 꼬집었다. 산마을고교 채송아양(18)은 "아이들에게 거짓을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네/허위를 진실인 양 말하는 것도 잘못이지/잘못을 알면서도 용서해서는 안되네"라며 '거짓말'이라는 시를 읊었다. 산청 간디학교 윤나은양(18)도 "민주주의의 싸움이니까 싸우는 방법도 민주주의식으로 싸워야 한다/하늘에 그림자가 없듯이 민주주의 싸움에도 그림자가 없다"는 김수영 시인의 시를 낭독했다.

시국선언이 끝나고 열린 질의응답에 한 시민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냐?"라 물었다. 고교생들은 "아무도 안 시켰어요"라고 답했다. 이들은 학교별로 학생총회 등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시국선언문 발표를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저녁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부정선거 진상규명시민모임과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등이,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대선선거무효 소송인단이 국정원 선거 개입 규탄 집회를 연다.

<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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