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文 직접 나서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2013. 10. 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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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공정 성명에 쓴소리"진실 규명보단 정쟁쪽 흘러"

"문재인 의원이 사건의 중심에 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 17대 대선후보 출신인 정동영 상임고문이 18대 대선후보였던 문 의원에게 일침을 가했다. 선거 당사자인 문 의원이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며 대선불복 논란의 한복판에 뛰어든 것을 탓한 셈이다. 정 고문은 2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 의원이 이 사건의 중심에 서는 것은 진실 규명보다는 정쟁 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 고문의 발언은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해 '박근혜정권 대 민주당' 구도를 만들어야 대여 투쟁력과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고문은 통화에서 "대선 때는 '박근혜 대 문재인' 구도가 당연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당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정국을 주도하는 것이 진실을 밝히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의원 충정은 이해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당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조언했다.

당내에는 문 의원의 보폭 확대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쌓이고 있다. 문 의원이 지도부 만류를 뿌리치고 '대선 불공정' 성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대선불복' 역풍을 부르는 등 전반적인 대여투쟁 전략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정원 추가 의혹과 수사 외압설로 공세를 높여가던 민주당은 22일 문 의원 성명 발표후 여당 반격으로 주춤하고 있다. 4선의 김영환 의원은 성명을 내고 "대선불복론에 확실히 선을 긋고 국가기관의 선거개입과 수사외압에 초점을 맞추는 (지도부의) 대응방향은 전적으로 옳다"며 "일부세력에 끌려가 NLL(북방한계선) 회의록 공개로 방향을 잘못잡아 당에 큰 혼란과 부담을 주었던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분히 문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새누리당은 우리 실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왜 저들에게 면죄부를 던져준다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문 의원은 10·30 재보선의 경기 화성갑을 26일 방문해 오일용 후보 지원에 나서기로 하는 등 운신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경북 포항 남·울릉의 허대만 후보도 하루 날을 잡아 도울 예정이다. 문 의원은 4·24 재보선에서도 유세지원을 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시기적인 미묘함 때문에 민감한 반응이 나온다. 문 의원이 친노세력 결집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향후 정국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7일 열리는 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는 '문재인 역할론'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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