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원, 학부모 문자에 "그 돈으로 급식비 내라"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잘 주무셨나요? 아침부터 너무 눈물이 나네요. 울 딸래미가 초등 3학년인데요. 어제 저한테 엄마 오늘부터 학교에 돈 내고 밥 먹어? 어! 이러니 그럼 나 밥 먹지 말까? 엄마 돈 없잖아! 이러는 겁니다. 한번 보십시오. 10살짜리 꼬맹이도 무상·유상을 알아요. 왜 천진난만한 애들에게 밥값 걱정을 하게 만들까요? 우리가 뽑은 높으신 분들이 부모나 애들에게 왜 이렇게 상처를 줄까요? 너무 힘듭니다. 다시 우리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돌려주세요. 눈물로써 호소합니다."(학부모)
"이렇게 보내는 문자 공짜 아니죠. 문자 남발하는 돈으로 아이 기 죽이지 말고 급식비 당당하게 내세요. 어릴 때부터 공짜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게 현명한 건지 한 번쯤 생각해보시는 건 어떤지. 외벌이로 빠듯한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 급식비 내며 키웠기에 저는 이해할 수가 없네요."(이성애 경남도의원)
경상남도 무상급식 중단 사태와 관련해 양산에 사는 한 학부모와 이성애 새누리당 경남도의원(비례)이 2일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다. 이 의원으로부터 답변을 받은 학부모는 "어떻게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느냐"고 했다.
▲ 양산에 사는 한 학부모가 무상급식 정상화를 호소하며 새누리당 이성애 경남도의원한테 보냈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다. |
ⓒ 윤성효 |
▲ 양산에 사는 한 학부모가 무상급식 정상화를 호소하며 새누리당 이성애 경남도의원한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받은 답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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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마음 아팠다"... 이성애 도의원, 이후 "죄송하다" 사과
이 학부모는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급식비를 내야 한다는 사실에 "그럼 나 밥 먹지 말까? 엄마 돈 없잖아"라며 오히려 부모를 걱정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그런데 이성애 의원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보낼 돈으로 급식비 당당하게 내라고 답변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어릴 때부터 공짜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면 안 된다"고도 했다.
이성애 의원은 지난 3월 19일 열린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 때 학교 무상급식 식품경비로 지원할 예산을 전용해 사용하는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성애 의원은 3일 저녁 전화통화에서 "요즘 무상급식과 관련해 문자메시지를 많이 받는다, 한 사람이 열 통씩 보내기도 한다, 어떤 내용은 짠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떤 내용은 인격적으로 해도 너무한다 싶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마음이 아팠다'는 양산 학부모의 답변을 전하자, 이 의원은 "죄송하다, 그분이 마음을 많이 상했을 것 같다, 그분 입장에서는 충분히 마음을 다쳤을 수도 있겠다 싶다, 미안하다"고 말했다.이 기사를 응원하는 방법!☞ 자발적 유료 구독 [ 10만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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