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왕자의 난']'왕자의 난' 3가지 의문

이성희 기자 입력 2015. 7. 29. 22:00 수정 2015. 7. 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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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격호 총괄회장은 건강한가(2) 캐스팅보트 쥔 장녀의 행보는(3) 장남은 적법한 절차 몰랐을까

롯데그룹의 형제간 분쟁은 외견상으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의 쿠데타’를 진압하고 한·일 롯데에서 원톱체제를 확고히 하며 끝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 여러 가지 의문점도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올해 만 93세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다. 그간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고령임에도 정정하다”고 밝혀왔다. 신 총괄회장이 매일 계열사 보고를 받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휠체어를 탄 채 공사 중인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79층까지 올라가 두 시간 동안 보고를 받았다고 롯데그룹은 전했다.

롯데그룹은 또 올해 초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해임이나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선임 등은 모두 신 총괄회장의 뜻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지난 27일 신 전 부회장과 함께 롯데홀딩스를 찾아가 신 회장을 포함한 이사 6명을 해임했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된 지 불과 10여일 만에 후계자를 차남에서 장남으로 바꾼 것이다.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에서 전격 해임한 것도 그의 건강이상설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일본롯데에서의 신 총괄회장 입지가 예전만큼 견고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향후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은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신 총괄회장을 모시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28일 신 총괄회장의 귀국길에도 곁에 있었다. 신 총괄회장의 이번 일본행이 신 전 부회장 주도로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신 이사장이 ‘신동빈 체제’를 반기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지분 격차가 크지 않아 신 이사장이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신 이사장을 아껴왔다는 점에서 후계구도에 상당한 입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의 쿠데타 진행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그간 일본롯데를 경영했던 그가 이사회를 정식 소집하지 않고 신 총괄회장 지시만으로 이사 6명을 모두 해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가 의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대표이사 직위 해임은 이사회 결정 사안이고, 등기이사 해임은 주주총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통과시켜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그만큼 다급했을 것”이라며 “신 총괄회장이 그룹 내에서 무소불위의 존재였던 점을 고려해 일단 신 총괄회장을 앞세우고 이후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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