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취업난에 '학자금 대출' 못 갚아.. 정부 부담 2040년까지 12조원

양진하 2015. 4. 22.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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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000억원가량 부도액 발생

성적 좋고 여학생일수록 잘 갚아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대출받은 학자금을 갚지 못한 학생들로 인해 2040년까지 정부가 메워야 하는 금액이 1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왔다. 미상환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대출자를 유형화해 관리하고, 취업률 제고를 위한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한양대 산학협력단이 한국장학재단의 의뢰를 받아 연구한 '학자금 대손율 산정 및 학자금 지원 제도의 중장기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40년까지 학자금 대출금액은 연평균 2조5,669억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생들이 갚는 금액은 연평균 2조343억원에 그쳐 매년 3,936억원의 부도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2040년까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총 12조2,017억원에 이른다.

연구진은 지난해 1학기까지의 일반학자금 대출자와 든든학자금 대출자를 표본으로 삼아 일반학자금 기본 대손율은 2.23%, 든든학자금 기본 미상환율은 23%로 추정해 계산했다. 든든학자금은 취업 후 일정 금액(지난해의 경우 2013년 4인 가구 최저생계비 1,856만원) 이상의 소득이 발생할 때 상환의무가 발생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자의 개인환경에 따라 상환율에 차이가 났다. 일반학자금의 경우 여성의 대손율이 1.9%로 남성(2.2%)보다 낮았다. 4년제 일반대의 대손율은 1.5%로 2년제(3.8%), 3년제(2.2%) 대학보다 낮았다. 국립대 학생(1.2%)이 사립대(2.2%)보다 학자금을 잘 갚았고, 전공별로는 예체능계열(3%)의 대손율이 가장 높았다. 또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대손율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을 맡은 전상경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상환율과 대손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학자금 대출 학생들을 유형화해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취업을 희망하지 않으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생에겐 장기 대출보다 단기 대출 상품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전 교수는 또 "상환율이 낮은 경우에는 멘토링을 통한 역량 개발로 취업 지원을 해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하고, 저소득층의 경우엔 대출이 아닌 장학금을 통해 학자금을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상환율을 근본적으로 높이기 위해선 학생들의 취업률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학자금 대출 미상환은 취업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와 기본적으로 너무 비싼 대학 등록금이 원인"이라며 "국가장학금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등록금도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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