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복 입고 훙치 탄 習 "통즈먼 신쿠러" 軍 "웨이런민 푸우"
◆ 中 전승절 열병식 / 세계가 주목한 70분 ◆
"웨이 런민 푸우!"(인민들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 연설을 마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호차에 올라 사열하며 인사를 건네면 각 부대는 한목소리로 외쳐 대답했다. 1호차는 중국 자동차회사 훙치가 제작한 무개차량으로, 마이크를 설치해 시 주석이 제복이 다른 각 부대를 지나갈 때마다 인사할 수 있도록 했다.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은 대외적으로 중국의 '군사굴기'와 동북아 신질서를 선언하는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한 공산당 지도 체제의 정통성을 재확인하는 의도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열병식 직전 시 주석과 내외 귀빈들이 톈안먼 망루에 오른 뒤 중국군 군악대는 "강국을 위해 강한 군대를 건설하자" "군은 당의 지휘를 따른다"와 같은 정치색 짙은 내용이 담긴 군가를 잇달아 열창했다.
시 주석이 이날 입고 나온 의상도 중국 공산당을 상징하는 중산복이었다. 인민복이라고도 하는 이 옷은 신해혁명의 주역 쑨원이 즐겨 입어 그의 호를 따서 중산복으로 불린다. 마오쩌둥 덩샤오핑 등 신중국 건국 이후 지도자들도 주요 행사에서 이 옷을 즐겨 입었다.
이날 예상을 깨고 전직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것도 중국 내 정치적 배경에서 의미를 갖는다.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과 리펑·주룽지 전 총리 등이 톈안먼 망루에 올라 시 주석 왼쪽편에 서서 열병식을 참관한 것. 반부패 개혁 과정에서 시 주석과 갈등설이 불거진 장쩌민 전 주석은 90세 노령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리펑 전 총리도 자녀들의 부정 축재 의혹이 거듭 제기된 가운데 이날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건국 초 지도자인 류사오치 전 주석의 아들과 주더 전 인민해방군 총사령관의 손자도 열병식 내빈으로 참석했다. 시진핑 지도부가 역사적 행사를 앞두고 화합 차원에서 전직 지도부를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장행렬 첫 번째로 오토바이 45대의 호위를 받으며 입장한 항일전쟁 노병 부대는 평균 연령이 93세로, 최고 연장자는 102세였다. 특히 일본인 고바야시 간초 씨도 여기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일본군 소속으로 중국군과 싸우다가 중국군에 투항해 항일전쟁에 참여한 공로로 전날 시 주석의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날 열병식에 나선 1만2000여 병사들은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 석 달에 가까운 고된 훈련을 가늠하게 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역대 최초로 여성 의장대가 참가했다. 중국 당국이 과거 군대 행사에서 여군이 아닌 모델을 썼다는 네티즌 비판이 일자 이번 열병식에는 전군에서 선발한 미모의 여군으로 여성 의장대를 꾸렸다는 후문이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다양한 숫자를 통해 행사의 의미를 상징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두드러진 숫자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뜻하는 '70'이었다. 헬리콥터 편대는 아라비아 숫자 '70' 모양으로 대열을 맞춰 톈안먼 상공을 비행했고 열병식 소요 시간도 70분으로 맞춰졌다.
항일전쟁에서 공을 세운 팔로군, 신사군, 화남유격대 등 10개 항일 부대도 총 70개 깃발을 선보였다. 개막과 함께 예포를 발사한 56문의 대포는 중국이 한족과 55개 소수민족을 합친 전체 56개 민족으로 구성됐음을 뜻한다. 또 하나 눈에 띈 숫자는 청일전쟁이 발발한 1894년부터 올해까지 121년이 지났음을 의미하는 '121'이다. 이날 국기 게양을 맡은 호위부대는 톈안먼 광장 인민영웅기념비에서 게양대까지 121보를 걸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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