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벌어진 교육비 격차.. '수저 계급론' 고착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교육비 지출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먹고살기 빠듯한 저소득층 서민들은 당장 급하지 않은 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반면 고소득층은 되레 늘려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사회의 계급을 결정한다는 이른바 ‘수저계급론’이 교육 격차로 더욱 고질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계층(월평균 소득 906만여원)의 교육비 지출은 66만5461원으로 1분위 계층(월평균 소득 141만여원) 지출(8만3297원)의 8.0배에 달했다. 사교육비 지출 격차는 9.1배까지 벌어졌다. 5분위 계층의 교육비 지출이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3.9% 늘어난 반면 1분위 계층의 지출은 11.6% 줄어서다.
5분위 계층과 1분위 계층의 교육비 지출 격차는 몇 해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벌어지고 있다.
2013년 1∼2분기까지만 해도 6배가량이던 1-5분위의 교육비 지출 격차는 2013년 3분기만 해도 5.8배로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4년 2분기 8.5배까지 격차가 벌어졌다가 6∼7배 수준으로 좁혀졌지만 지난해 4분기 7.1배에서 올해 1분기 8배로 격차가 확대됐다. 1-5분위의 교육비 지출 격차가 8배 이상으로 벌어진 것은 일곱 분기 만이다.
통계청은 1분위 가구의 평균 연령이 60.6세로 대부분 노인 가구여서 학생 자녀가 없는 경우가 많은 반면 5분위 가구는 평균연령이 47.8세로 학생 자녀가 많아서 빚어진 착시현상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자녀가 있는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사교육비 조사를 봐도 소득계층 간 교육비 격차는 확연하다. 통계청의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를 보면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2만원으로 가장 높고,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6만6000원에 불과했다. 거의 7배에 달하는 차이다.
특히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 참여율은 82.8%로 가장 참여율이 높았고,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참여율은 32.1%에 불과했다.
5분위와 1분위 가구의 지출 1순위 항목을 봐도 ‘교육비’를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가 느껴진다. 1분위 가구가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주거·수도·광열(25만3300원)이 19%로 가장 비중이 컸고, 그다음으로 식료품·비주류음료(18.7%, 24만8300원)였다. 반면 5분위 가구는 교육(66만5000원)이 15.5%로 가장 비중이 컸고, 여가와 관련이 있는 음식·숙박이 12.5%(53만7000원)로 뒤를 이었다.
이와함께 가구 평균 연령 50.5세로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많은 2분위 서민계층(월평균 소득 287만여원)은 교육비 지출이 작년보다 무려 20.5% 급감했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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