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기업 '낙하산 천국'.. 임원 40% '정피아·관피아'

입력 2016. 9. 28. 00:26 수정 2016. 9. 2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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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 의원실 27곳 분석

IBK기업은행과 한국거래소 등 금융 공공기관들과 자회사 임원 중 40%가 고위관료나 정치인 출신의 ‘낙하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낙하산 임원을 살펴보면 이른바 ‘정피아’(정치권+마피아)가 관피아(관료+마피아)보다 더 많았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실이 금융 공공기관과 공공기관 지분 보유 금융회사 전체 27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들 회사의 현직 임원 255명 중 약 40%인 97명이 정피아와 관피아 등 낙하산 인사였다. 정치권 출신은 53명으로 전체 임원의 21%에 달했고, 관료 출신은 44명으로 19%를 차지했다.

이들 금융사 중 임원 대비 낙하산 인사 비중이 절반 이상인 기관은 9곳이었는데, 특히 기업은행과 계열사에 집중됐다. 기업은행을 포함해 IBK신용정보와 IBK자산운용, IBK저축은행, IBK캐피탈까지 모두 5곳에 달했다. 특히 IBK신용정보는 임원 2명 모두 관피아로 채워졌다. 채이배 의원실 측은 “관피아 비중으로 따지면 상위 10위 중 4곳이 기업은행 및 계열 금융기관이었고, 예금보험공사와 공사가 지분을 지닌 금융기관도 3곳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는 새누리당 대선 캠프 출신인 이수룡 감사, 한나라당 대표 특보와 강원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조용 이사, 뉴라이트 계열인 싱크넷의 성효용 이사 등이 꼽혔다. 기업은행 계열사에는 박형린 자유총연맹 중앙회 이사가 IBK캐피탈에 감사위원으로, 송석구 새누리당 부대변인이 IBK저축은행의 사외이사로 각각 재직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임원 14명 중 9명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고, 예보와 예보가 출자한 금융기관의 관피아는 12명으로 나타났다.

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낙하산 척결’을 천명했으나 금융 공공기관에 관피아 낙하산은 여전할 뿐만 아니라 소위 정권과 관련된 정피아 수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처럼 전문성도 없고 업무에 문외한인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을 논공행상식으로 투입하는 인사를 중단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채 의원은 또 은행 등 금융회사 119곳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분석한 결과 “국내 금융회사 3곳 중 1곳은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승계규정이 없고 CEO 교체 여부도 경영성과와 무관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연차보고서를 공시한 금융사 114개 중 별도의 설립 근거법에 따른 임원선임 절차를 따르는 특수은행 4곳을 뺀 110개 회사 중 28.2%인 31곳이 승계규정을 제정하지 않고 있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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